자율주행차 상용화 앞두고 IT·자동차 업계 '융합' 가속페달

2016-11-07 14:49
- SK텔레콤, 5GAA 국내 첫 가입

지난 5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마운티뷰에서 열린 '구글I/O 2016'에서 구글의 자율주행차가 전시됐다.  (사진=한준호 기자) 


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커넥티드카와 자율주행에 필요한 기술이 발달하면서 IT기업과 자동차 제조사간 융합이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커넥티드카와 자율주행차에 탑재된 소프트웨어가 점점 복잡해지고, 자동차가 '기계 덩어리'에서 '소프트웨어 덩어리'로 진화하면서 소프트웨어와 데이터 처리를 위한 반도체와 통신속도가 자동차의 성능을 좌우하는 시대로 돌입했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도 "이제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니라 디지털 기기의 일부가 됐다"며 "IT기업과 자동차 제조사 간 협력으로 안전성과 신뢰성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7일 IT·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최근 IT기업과 자동차 제조사가 점유율을 끌어 올리기 위해 협력하는 사례가 급격히 늘고 있다.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와 상하이자동차(SAIC)가 커넥티드카를 발표하고, LG전자는 폭스바겐과 함께 커넥티드카 전용 플랫폼의 공동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또 중국 인터넷 검색업체 바이두는 BMW과 함께 실리콘밸리에 자율주행차 사업부문을 설립했으며, 도요타자동차도 우버에 전략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그래픽=김효곤 기자 hyogoncap@) 



SK텔레콤도 지난 6일 독일 자동차 3사 BMW,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가 미래 자동차에 적용될 5G 기술과 서비스를 연구하기 위해 설립한 '5G 자동차협회(5GAA)'에 가입했다고 밝혔다. 올해 9월 설립된 5GAA는 독일 자동차 3사와 통신장비 업체 에릭슨, 노키아, 화웨이, 반도체 업체 퀄컴과 인텔, 이동통신업체 SK텔레콤과 보다폰, 도이치텔레콤 등으로 구성됐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커넥티드카와 자율주행차에선 통신속도와 안전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자동차 제조사들이 할 수 없는 통신영역에서 협력하려는 것"이라며 "SK텔레콤의 통신기술의 우수성을 인정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위해선 방대한 양의 데이터 송신이 필요하기 때문에 지금의 LTE 보다 100배 빠른 5G 기술이 필수로 꼽힌다. 5G는 2020년 상용화가 전망되는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로 자동차 제조사들이 예상한 자율주행차 출시시기인 2020년~2021년과도 겹친다. 이에 IT기업과 자동차 제조사들은 자동차가 통신기기가 될 시대를 준비하고, 기존 공공교통망과 스마트시티 구축까지 시야에 두고 융합을 시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자율주행차 부문에서 가장 앞선 구글은 자율주행차 시험운행을 위해 자체 제작한 차량을 선보이기도 했지만, 지금까지는 도요타자동차의 프리우스와 렉서스, 아우디의 TT 차량에 기술을 제공하는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선 구글이 자동차개발 부문을 맡은 자회사 '구글오토'를 통해 자율주행차를 직접 생산·판매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IT전문가는 "자율주행차는 고성능 센서와 정보 분석을 위한 반도체 등 고가의 전자부품이 차량 제조 원가의 절반을 차지하게 되기 때문에 IT기업과 손잡고 대량생산 체제를 갖춘다면 비용을 줄일 수 있게 될 것"이라며 "가까운 미래에는 협력을 넘어 융합이 진행돼 IT기업과 자동차 제조사의 경계가 사라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