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비주류, 친박 겨냥 "국정파탄 책임 인사, 정계은퇴하라"

2016-11-07 10:13

새누리당 비박계 의원들이 지난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비공개 회동을 갖고 있다. [남궁진웅 기자, timeid@ajunews.com]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새누리당의 3선 이상 비주류 의원들은 7일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친박(친박근혜)계 핵심 인사들의 퇴진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심재철·김재경·나경원·김세연 의원 등 비주류 의원 10여 명은 긴급 중진회동을 통해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고 황영철 의원이 전했다. 

황 의원은 회동 직후 브리핑을 통해 "당내 분란과 최순실의 국정농단 등 국정 파탄의 책임을 지고 있는 당내 인사들이 거론되고 있다"면서 "이제는 이분들도 정치적 책임을 져야될 때가 됐다, 당에서의 2선 후퇴를 포함한 정계은퇴 등 국민 앞에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된다"고 촉구했다.

대상 인사들의 이름을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당 지도부를 비롯해 친박 세력을 주도적으로 이끈 중진 의원들을 겨냥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의원 등 한때 박근혜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던 비주류 인사들의 책임론도 거론된다. 황 의원은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지금 이 상황에서 있어서 그런 부분을 공동 책임론으로 몰아가는 것은 사태의 본질을 흐리고 오히려 당내 분열·당권투쟁 식으로 몰아가려는 아주 의도된 작전이 아닌가 생각한다"면서 "국민은 책임질 사람이 누군지 다 안다"고 잘라 말했다. 

또한 이들은 이정현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의 사퇴를 거듭 촉구했다. 황 의원은 "이 대표 사퇴는 당내 쇄신의 출발점이고 국민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것"이라며 "강석호 최고위원의 사퇴를 적극 지지하고 다른 지도부의 사퇴가 이어지기를 바라겠다"고 덧붙였다. 

김병준 국무총리 내정자의 지명 철회도 촉구했다. 황 의원은 "거국내각 구성을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되고 그렇게 하기 위해선 김 총리 내정자의 지명을 철회하는 것부터 시작된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지도부 사퇴 전까지 매일 정례적으로 회의를 열기로 했다. 또한 당 지도부가 사퇴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구체적 방안은 추후 논의하기로 했으나, 구당(救黨) 모임 등의 별도 협의체 구성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황 의원은 "아직까지 결론을 내진 않았지만 지도부를 인정할 수 없으니 우리 차원에서라도 당 지도부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그런 게 필요하지 않겠느냐 라는 얘기가 나왔다"면서 "분당으로 가지 않기 위해 이렇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그는 "정운천 의원이 추가경정예산 결산 심의 과정에서 소위 위원으로 참여해왔는데 이번에 예결소위에서 배제되고 김선동 의원이 들어갔다"면서 "적어도 이 모임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배제됐다고 볼 수 밖에 없다고 본인이 원내지도부에 항의 표시와 재조정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