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8% 경제성장도 어렵다…4분기 성장률 1%대 추락 전망
2016-11-06 13:27
국내외 기관 올해 한국 성장률 2.5% 안팎
아주경제 원승일 기자 =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이 2.8% 아래로 떨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생산·소비·투자가 모두 하락한 ‘트리플 부진’에 최순실 사태라는 돌발 악재까지 겹쳐 경제 회복세가 약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책·민간 경제연구소들은 물론 다수의 해외 투자은행(IB)들은 올해 한국 성장률을 2.5% 안팎으로 내다봤다. 올해 2.8% 성장률 목표 달성은 가능할 것이란 정부와 시각차를 보이는 것이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5월 제시했던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 2.6%를 재확인했다.
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KDI) 거시금융경제연구부장은 “대내적으로 최순실 사태가 언제, 어디까지 확산될지 모르고, 미국 대선 결과와 12월 미 금리 인상 여부 등 대외적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며 “이대로 가면 정부 전망치(2.8%)보다 0.1~0.2% 포인트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KDI는 6일 발표한 ‘11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내수 증가세도 둔화되면서 경기회복세가 약화되고 있다”며 이 같은 전망을 뒷받침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도 “그나마 한국경제를 지탱하던 건설투자가 둔화되고, 세계경제 여건악화로 수출부진도 지속되고 있다”며 “저성장 기조속에 올해 성장률은 정부 전망치보다 낮은 2.6~2.7%를 기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씨티그룹 등 해외 IB들도 올해 한국의 경제 성장률을 2.8%보다 낮은 2.5% 내외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생산중단과 현대차 파업, 청탁금지법 등의 영향으로 생산과 소비, 투자가 동시 부진을 보이는데다, 최순실 사태에 따른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진 점을 주된 이유로 꼽는다.
해외 IB들은 한국의 올 4분기 경제성장률 둔화 폭이 커지고, 경기회복이 지연돼 성장의 하방 위험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HSBC, 노무라증권 등은 올 4분기 들어 한국의 성장률이 1%대로 떨어지고, 내년 2분기까지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국내총생산(GDP)의 전년동기대비 증가율은 지난해 4분기 0.7%를 기록한 이후 올해 1분기 0.5%, 2분기 0.8%, 3분기 0.7% 등 4분기 연속 0%대 성장에 머물렀다.
정부는 4분기 경제지표를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올해 제시한 2.8% 성장률 목표 달성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경기 하방 요인이 있고, 소비자심리지수나 기업실사지수 등도 낮아 심리적 요인도 좋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성장률 조정 여부는 4분기 지표들이 나와 봐야 하지만 (2.8%는)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난 1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지금 경제가 많이 어렵지만 4분기에 마이너스 성장은 아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정부는 10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 등 재정 보강책과 코리아세일페스타 등 소비 활성화 정책에 힘입어 기존 성장률 유지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정부 전망과 달리 연말로 갈수록 가계소비, 기업투자 등의 실물 경제는 더 얼어붙을 조짐을 보이는데다 관련 지표들이 반등할 모멘텀이 없다는 점은 성장률 하향 조정 가능성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국내 경제연구소들과 해외 IB들이 일제히 올 한국 경제에 비관적 전망을 내놓는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