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검찰 수사 여론 변화와 수용

2016-11-06 03:35

아주경제 조득균 기자 = '비선 실세' 최순실(60)씨의 국정농단 의혹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직접 검찰 수사를 받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시민과 민간단체의 반응은 여전히 싸늘하다.

6일 아주경제가 취재한 결과, 대다수 시민들은 박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쏟아냈다. 대학생 이모(23)씨는 "동생들과 연을 끊었다는 등 동정심을 유발하는 얄팍한 수를 쓰는데 국민들도 두 번 속을 수는 없다"며 "시국선언·촛불집회 등 대통령 하야를 원하는 민심이 커지는 만큼 대통령은 우리나라에 혼란을 최소화시키는 방안에서 권력을 내려놓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직장인 김모(33·여)씨는 "대국민 담화에 사이비종교나 굿을 운운한 점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정말 창피하다"며 "대통령도 검찰의 소화을 통해 직접적인 조사를 받아야 하고 최순실씨와의 직접적인 혐의가 밝혀진다면 대통령직을 내려놔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여론조사 기관인 리얼미터에 따르면 박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70.4%로 나타났다. 또한 수사 반대는 21.2%에 그쳤으며 '하야, 탄핵'에 대한 의견은 55.3%를 기록했다.

시민단체들의 입장은 엇갈렸다. 최호진 올바른사회만들기 사무처장은 "이 시점에서 대통령 담화에는 소상한 경위에 대한 자백이나 고백이 있어야 하는데도 검찰 수사를 핑계로 이를 거부한 회피성 반국민적 담화"라고 평가절하했다.

반면 김형진 바른사회문화혁신 대표는 "대통령이 과오를 인정했으므로 검찰이나 특검 수사 등 절차대로 가는 것이 수순"이라며 "그러나 대통령은 내란·외환죄가 아니면 형사소추가 안 된다는 장치는 보호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법계에선 종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의견에 변화를 보이고 있다.

전관출신인 최모 변호사는 "검찰 안팎에서는 서면이나 방문조사가 유력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국민 여론이 몹시 나쁘고 박 대통령도 스스로 ‘검찰 수사를 받겠다’는 입장을 밝힌 이상 소환조사라는 강수를 둘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현재 검찰은 검사를 청와대로 보내 박 대통령을 조사하는 방문조사 방식을 가장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환조사는 현직 국가원수의 경호상 부담이 너무 크고 서면조사는 부실수사 논란을 피해가기 힘들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