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서울교육감 역사교과서 국정화 철회 요구 성명

2016-11-06 09:00
“‘최순실 사태’ 맞아 현 정권 실태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 조희연 서울교육감이 역사교과서 국정화 철회를 다시 요구했다.

조 교육감은 6일 성명을 통해 “현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이 시대에 역행하며 역사교육의 바람직한 방향과 전혀 맞지 않다는 점을 거듭 강조해왔다”며 “이번 ‘최순실 사태’를 맞아 현 정권의 실태가 적나라하게 드러난 만큼 역사 교육을 바로 잡아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다시 한번 역사교과서 국정화 철회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조 교육감은 ““현행 역사교과서는 우리역사를 부끄러운 역사로 서술한 ‘기운’이 오고, ‘바른’ 역사를 배우지 못하면 ‘혼이 비정상’이 된다는 이유로 일년 전 교육부는 국민 대다수의 반대여론에도 불구하고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확정 고시했다”며 “교과서 국정화는 그 자체로 비교육적이며 국가가 정한 지식만을 가르치려는 방식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바람직한 교육에 정면으로 위배된다”고 강조했다.

조 교육감은 또 “교과서 국정화는 공교육 발전의 발목을 잡는 일로 이제야 제 자리를 찾아가려는 공교육을 사지로 내모는 정책”이라며 “획일화된 지식을 가르쳐 정답만을 찾게 하는 교육은 시대에 걸맞지 않고, 이는 곧 학생과 학부모의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는 “높은 반대여론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의 의지로 추진된 국정화 정책은 그 과정은 물론 내용에서도 위헌적”이라며 “헌법 제1조 국민주권의 원칙, 제31조 교육의 자주성,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 원칙은 물론, 학생, 교사, 학부모의 기본권까지 침해한다”고 덧붙였다.

조 교육감은 “국정교과서는 세계화시대에 우리 사회와 교육에 요구되는 ‘미래지향적 역사교육’에 역행하는 반시대적인 것으로 역사교육은 다원성, 논쟁성, 비판성, 학생 주체성의 원리 위에서 이루어지므로 다양한 견해와 의견, 인식의 차이를 존중하는 교육이어야 한다”며 “역사는 본질적으로 논쟁적이기 때문에 역사교육은 논쟁성을 살리는 수업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시대적 요구에 반하는 국정교과서는 학생들을 메마른 방식의 ‘정답찾기’로 내몰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이라도 국정화 정책을 철회하는 것이 대한민국 민주주의 회복의 첫걸음이 될 것이고 이를 계기로 민심을 수습하고 헌정질서를 바로 세워 국정쇄신의 기회로 삼기를 권한다”고 촉구했다.

조 교육감은 “정권의 입맛에 맞는 편향된 교과서, 획일적 기준을 강요하는 국정 교과서로는 올바른 역사 교육이 이뤄질 수 없으며, 우리 사회의 미래를 밝힐 수도 없고 이번에 발표될 국정 교과서가 결국 ‘최순실 교과서’라고까지 불리는 이유를 되짚어 봐야 할 것”이라며 “교육감으로서 ‘정치적으로 불온한 것’으로 판명나고 있는 국정 교과서를 그대로 수용하는 것은 우리 아이들에 대한 책임있는 자세가 아니라는 뼈저린 고민을 하게 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