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레스토랑에 부는 스페이스텔링 마케팅 바람

2016-11-03 14:23

아주경제 기수정 기자 =국내 호텔 및 레스토랑에 '스페이스텔링(space+telling)' 마케팅 바람이 불고 있다.

'스페이스텔링'은 공간과 스토리텔링의 합성어로, '이야기가 있는 공간'을 의미한다.

그저 스쳐 지나가는 소품이나 인테리어. 그 속에 숨어 있는 이야기를 알고 나면 그 장소는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다.

매장 한 가운데 자리한 5만년 된 나무 테이블, 미국 금주법 시대를 재현한 바(Bar), 도심 한복판에 위치한 야외 텃밭까지…고객들의 재미를 자아내는 그곳을 소개한다.

◆5만년 된 나무에 생명력을 불어넣다…그랜드 하얏트 서울 322 소월로 '카우리'
 

그랜드 하얏트 서울 카우리[사진=그랜드 하얏트 서울 제공]


그랜드 하얏트 서울이 최근 호텔의 지하 1층에 새롭게 선보인 미식 골목 '322 소월로'에는 5만년 된 카우리 나무로 만든 테이블이 놓인 모던 스시 바 '카우리'가 있다.

카우리 나무는 수명이 약 2000년으로, 현존하는 이용 가능한 지구상의 가장 오래된 목재로 인정받고 있다.

카우리 나무는 빙하기의 지각변동으로 쓰러져 늪지대에 매장됐다가 뉴질랜드 북섬에서 발견됐다. 

스시 바 카우리는 약 4만년에서 5만년으로 추정되는 카우리 나무 테이블을 매장 한 가운데 스시 카운터에 배치했다. 고객들에게 신선한 생명력을 불어넣는 일식 요리를 선보이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그랜드 하얏트 서울 카우리의 정수용 셰프는 "서울의 특급호텔에서 새롭게 재탄생한 카우리 나무처럼 스시 또한 원재료의 특징은 유지하되 '카우리'만의 신선하고 특색 있는 스시로 손님들을 맞이하겠다"고 말했다.

◆뉴욕의 1920년대(금주법 시대) 바가 고스란히…포시즌스호텔 서울 '찰스H바'

포시즌스호텔 서울에 위치한 '스피크이지 콘셉트'의 찰스H바는 오픈 초기부터 여전한 인기를 끌고 있다.

찰스H 베이커가 활동했던 1920년대 뉴욕 금주법 시대의 바 콘셉트로, 고객이 직접 벽처럼 생긴 바의 문을 열고 들어와야 한다.

초라한 출입구에 비해 찰스H바의 내부는 1920년대의 뉴욕 스타일을 콘셉트로 해 숨겨진 입구를 찾는 순간부터 바에서 나가는 순간까지 고객들은 1920년대의 금주법이 내려진 뉴욕을 경험할 수 있다. 

◆흥선대원군이 사랑한 그곳…종로 '석파랑'

흥선대원군이 사랑했다는 별장에서 밥을 먹는다? 흥선대원군 석파 이하응이 사랑한 별서의 사랑채인 석파정 별당과 조선 마지막 왕비인 순정효황후의 생가를 본채로 삼아 운영하고 있는 궁중 한식당, 석파랑에 대한 얘기다.

유형문화재로 지정된 석파정 별당과 순정효황후의 생가 건물을 서예가 소전 손재형이 한 곳에 모아두었고 그곳이 오늘날의 석파랑이 됐다.

실제 조선시대에 사용했던 전통 한옥으로 지어진 석파랑에서는 궁중한식을 맛볼 수 있다. 

◆오피스 빌딩 속에 텃밭이? 여의도 ‘더스카이팜'

여의도 전경련 회관 51층에는 복합 다이닝 공간인 '더 스카이팜'의 텃밭이 있다. 농업에 관한 이야기를 곳곳에 담고 있는 곳이다.

실제 51층에 야외 텃밭을 꾸려 작물을 재배하고 있어서 레스토랑 방문객이라면 누구든지 높은 하늘을 마주한 텃밭을 방문할 수 있다.

재배한 농산물을 50층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실제로 사용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