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 정병국 "대통령 총리임명, 하야 명분 줘…무슨 생각인지"
2016-11-03 10:40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새누리당의 비박(비박근혜)계 중진인 정병국 의원은 3일 "결국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총리를 임명함으로써 야당에게 하야의 명분을 줬다"고 비판했다.
이날 정 의원은 SBS 라디오 '박진호의 시사전망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 같이 말하며 "이 부분을 풀어나가려면 대통령께서 여야 당 대표들을 청와대로 초청해서 진솔하게 전후 상황을 설명하고 동의를 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동의가 안 된다면 철회를 해야 한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은 전날 신임 국무총리에 김병준 전 청와대 정책실장(국민대 교수)을, 경제부총리와 국민안전처 장관에 임종룡 금융위원장과 박승주 전 여성가족부 차관을 각각 임명했다. 그러나 국회와 사전 협의 없는 일방적 인선에 야당과 여당 내 비주류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는 이날 오전에도 비서실장(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장)과 정무수석(허원제 전 국회의원) 인사를 발표했다.
대통령을 대상으로 한 직접 수사가 불가피하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는 "필요하다면 대통령 스스로가 특검을 해서라도 이 사태를 빨리 규명하겠다, 또 내가 조사의 대상이라고 하면 마다하지 않겠다 이런 입장 표명을 하시는 게 옳다"고 공감했다.
세간에는 청와대 인사 등 최 씨 사태에 대한 조치와 관련해 박 대통령이 김기춘 전 비서실장 등과 논의를 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정 의원은 이를 두고 "최순실 사건은 비공식적인 선의 사람과 국정 전반을 논의하면서 국정이 농단이 됐다는 게 본질"이라며 "이 문제를 수습하는 과정 속에서 이런 얘기가 나오는 것은, 정말 저는 대통령께서 무슨 생각을 갖고 하시는지 잘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이어 "일방적으로 대통령께서 총리를 임명하자마자 나온 대변인 논평이 환영이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했던(특검 등) 내용들은 국민을 우롱하고 거짓말을 했다는 것 아닌가"라며 "이렇게 되니까 현 지도부를 믿지 못하는 거고 야당도 대화할 수 없다고 하니 교체를 하라는 거다"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 우려하는 '분당'에 대해서는 "분당으로 가려는 것이 아니다"라며 "최순실 사건으로 인해 대통령 리더십이 부재한 상태에서 당이 중심이 돼 이것을 풀어가야 하는데, 지도부가 대통령 주변에 있었던 사람들이라 해결이 안 되니 교체하고 비상대책위원회라도 꾸려서 빨리 수습하자는 뜻"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