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야기]<51> 한강의 작은 마을 밤섬의 부활

2016-11-03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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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조득균 기자 = 여의도와 마포를 잇는 서강대교를 건너다보면, 번잡한 도시 속에 아무도 살지 않는 무인도가 하나 있다. 마치 비무장지대처럼 보이는 그곳 밤섬. 두 개로 나뉜 이 섬은 사실 한 때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평화롭게 살던 곳이었다.

1968년 여의도 개발사업으로 밤섬은 폭파된다. 그렇게 여의도가 생겨나고 밤섬은 사라지고 만다. 밤섬에 살던 약 60여 세대가 마포구 창전동 와우산 기슭으로 집단 이주한 뒤에도, 그들이 가장 먼저 했던 일은 부군당 짓기였다.

실향민의 아픔을 간직한 굿을 이어가며, 전통문화를 보존하고 전승해온 것이다. 그런데, 자연이란 정말 놀랍고 신비롭다. 파괴되었던 이 섬이 해가 갈수록 원래의 섬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새살이 돋듯 모래톱과 갯벌이 늘어가며, 폭파로 두 동강 났던 섬도 점점 하나로 원래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강제로 삶의 터전을 폭파당한 이주실향민들의 염원이 닿기라도 한 것처럼 말이다.

남녀가 평등하고 모두가 의논에 맞춰 사는, 현대적 민주주의가 살아있던 과거의 밤섬. 허생의 홍길동전에 나오는 가상의 유토피아 율도국(栗島國)과도 한자가 같은 이곳은, 만인이 평등하고 모두가 잘 사는 것을 꿈꾸던 홍길동의 마음과도 닮아있었던 곳이었다.

서강대교(1320m) 중간 지점을 지나다 보면, 저 멀리 우뚝 솟아 있는 밤섬을 볼 수 있다. 특히 여름철에는 버드나무 풀들이 서로들 뒤엉켜 에워싸고 있어 특별한 장관을 이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