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부채 GDP 2배 육박… BIS 평가 '주의' 단계

2016-11-01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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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우리나라 민간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의 2배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국제결제은행(BIS)가 산출한 우리나라의 민간부채 신용갭이 2%포인트를 초과하며 '주의' 단계로 들어섰다.

1일 한국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현재 명목 GDP 대비 민간신용 비율은 195.7%에 달했다.

이는 전분기(194.8%)보다 0.9%포인트 상승한 수치로, 매분기 사상 최고치를 계속 넘어서고 있다.

민간신용 비율은 2013년 3분기 186.1%에서 4분기 185.3%로 0.8%포인트 낮아진 이후 10개 분기 연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명목 GDP 대비 민간신용 비율은 GDP와 비교해 민간 부문의 부채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민간신용은 가계·기업 부채 가운데 대출금, 채권, 정부융자 등을 포함하는 것이다.

특히 BIS가 지난 9월 민간신용 비율에서 추세치를 차감해 산출한 신용갭을 기준으로 국가별 민간부채 리스크 누적 정도를 평가한 결과, 우리나라의 신용갭은 3.1%포인트로 호주, 일본 등과 함께 '주의(신용갭 기준 2~10%)' 단계로 분류됐다.

더욱이 우리나라 민간부채는 다른 주요국과 비교해 증가 속도가 빠르고 비율도 높은 상황이다.

올해 1분기 기준 우리나라 민간신용 비율(194.7%)은 노르웨이(240.0%), 덴마크(234.6%), 스웨덴(230.6%), 스위스(212.0%), 캐나다(210.4%), 중국(209.8%), 호주(208.3%) 다음으로 높았다.

전년 대비 증가율(5.9%)은 중국(14.7%), 멕시코(13.7%) 등에 이어 속도가 빨랐다.

이에 대해 윤면식 한은 부총재보는 "우리나라는 신용갭이 2%포인트 초과한 주의 단계로 분류돼 있어 주의를 해야하지만 경고(10%포인트 초과) 단계만큼 심각하지 않다고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도 "다만 추세가 그동안 빠르게 늘어났기 때문에 경계감 가지고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입주체별로는 가계가 전체 민간 부문 부채의 증가를 이끌고 있다. 기업부채는 작년 1분기 이후 수축 국면으로 접어들었지만 가계부채는 계속 확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실제 명목 GDP 대비 가계신용 비율은 2분기 말 90.0%로 전분기(88.8%) 대비 1.2%포인트 늘었다. 이로써 가계신용 비율은 2010년 1분기 76.3%에서 2분기 75.9%로 낮아진 이후 25분기 연속 확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명목 GDP 대비 기업신용 비율은 105.7%로 전분기(105.9%) 대비 0.2%포인트 줄었다.

이는 2014년 하반기 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등 부동산 규제 완화, 한은 기준금리 인하, 주택시장 호조 등으로 주택담보대출이 크게 확대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2분기 말 현재 가계부채 규모는 1257조3000원으로 올해 상반기에만 54조2000억원 늘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올해 연말 가계부채가 1330조원에 이르고 내년 말에는 1460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은 "가계신용을 중심으로 민간신용 확장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주택가격 상승 기대가 크게 확산되거나 위험기피심리가 완화될 경우 민간신용이 실물경제에 비해 과도하게 늘어날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