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환 금융위원장 "국토부와 엇박자 아냐…가계부채 같은 인식"
2024-10-30 15:00
"銀, 이자장사로 성과급 주는 행태 비판 받아야…혁신노력 필요"
"가계대출 진정세지만 2금융권 증가…추후 대책 필요 여부 검토"
"가계대출 진정세지만 2금융권 증가…추후 대책 필요 여부 검토"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국토교통부와 금융당국간 '엇박자' 논란에 대해 "가계부채 전반의 상황에 대해 같은 인식을 갖고 있다"고 일축했다. 은행들이 이자 수익을 기반으로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한 것에 대해서는 "비판받아야 한다"며 "혁신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정책대출이 늘어나는 속도와 이에 대한 제어가 필요하다는 것에 대해 국토부와 협의를 해왔다"며 "금융위가 국토부 정책대출이 늘어나는 것에 대해 견제한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사실이 아니며, 일정과 내용에 차질이 없도록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최근 가계대출의 주무부처인 금융위와 정책대출 기금의 운용주체인 국토부간 입장이 엇갈리는 일이 반복되며 논란이 불거진 데 따른 발언이다. 정부는 이달 중순 디딤돌대출 한도 축소를 결정했다가 철회한 데 이어 전날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자본 확충을 돌연 중단하면서 실수요자 피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은행권이 역대 최대 실적을 이어나가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손쉬운 '이자 장사' 행태를 꼬집으며 혁신과 포용금융을 주문했다. 그는 "여전히 고금리인 상황에서 은행들이 많은 이자 이익을 내고 있다"며 "1년 전과 비교해 순이자마진(NIM)이 하락했는데도 이익이 많이 발생한 것은 결국 대출 자산이 늘고 이익 규모가 커졌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이어 "차주들이 고금리로 고통받고 있는데 은행들이 이익을 바탕으로 성과급을 주는 행태는 당연히 비판받아야 한다"며 "은행들이 상생 혹은 혁신의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이 기본적인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은 이달 9053억원 늘어나는 데 그치며 안정을 찾는 모습이다. 앞서 5대 은행 가계대출은 4월부터 급증세를 보여 8월엔 9조6259억원 증가해 월간 기준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지난달에도 5조6029억원 증가했다.
다만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틀어막기'가 제2금융권의 '풍선효과'로 이어지고 있어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2금융권의 가계대출 잔액은 상호금융의 주택담보대출, 보험사의 약관대출 등을 중심으로 이달 들어서만 1조원 넘게 증가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10월 2금융권 대출 잔액이 9월보다 늘어난 것을 확인했다"며 "최종적인 숫자를 확인한 후 추가적인 대책이 필요한지 검토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