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터리 실적 정정에 투자자 혼란
2016-11-01 11:31
아주경제 김은경 기자= 올해도 어김없이 상당수 상장사가 실적을 뒤늦게 바로잡는 바람에 투자자에 큰 혼란을 주고 있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국내 상장사가 연초부터 전날까지 영업 실적과 실적 전망을 정정 공시한 건수는 총 81건에 달했다.
코리안리는 지난달 27일 전년도 1~8월까지 누계 당기순이익을 1399억원에서 1366억원으로 정정했다. 이 회사는 오탈자를 바로 잡기 위해 공시를 정정했다고 사유를 밝혔다.
셀트리온은 1분기 영업이익의 전년동기대비 증감액을 기존 376억원에서 -143억원으로 정정했다. 공시정정 이유는 기재오기였다.
내부 결산 실적과 외부 감사 실적의 차이가 큰 경우도 있다. 한미사이언스는 당초 1분기 영업이익이 369억원, 매출액이 1793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지만, 외부 회계 감사 이후 285억원, 1708억원으로 각각 정정 공시했다.
악재를 실적에 선반영해 정정 공시를 낸 경우엔 투자 심리가 되레 개선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단종 결정에 따른 매출과 손익을 포함한 3분기 잠정 실적을 정정해 미리 공시했다. 지난달 12일 삼성전자는 3분기 영업이익을 5조2000억원, 매출액을 47조원으로 바로잡았다.
시장에서 갤럭시노트7 손실 반영 문제로 3분기 실적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는데, 이 부분이 명확해진 것이다.
반면 실적이 증가하는 사례도 있다. 코스닥 상장사 루트로닉은 2분기 당기 순이익을 기존 49억원으로 공시했지만, 62억원으로 고쳤다. 결산오류 수정이 정정 이유다.
투자지표로 사용되는 영업실적 전망에 대한 정정 공시도 잦았다. 지난달 27일 텔레필드는 사업진행에 따른 매출 전망을 수정한다며 당초 4월에 공시했던 연간 매출액 전망치 705억원을 522억원으로 줄였다.
아이디스도 지난 2월에 공시했던 연간 매출액(1593억원)과 영업이익(220억원) 전망치를 각각 1203억원, 83억원으로 변경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실적 공시를 임의로 정정해도 특별한 제재 수단이 없어 악용될 소지가 있다"며 "투자자 입장에서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