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해운 경쟁력 강화]조선업계, 정부 방안 ‘대체로 긍정적’
2016-10-31 16:13
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조선업계는 31일 정부가 내놓은 ‘조선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에 대해 일부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기존 조선업계가 내놓은 구조조정안을 수용하는 단계에 그쳐 속빈 강정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지만 정부차원의 적극적인 대응은 해외 선사들에게 긍정적인 시그널을 전할 수 있다는 평가다.
이날 정부가 발표한 방안의 골자는 오는 2018년까지 31개에 달하는 조선 3사의 도크를 24개로 줄이고 직영인력도 기존 6만2000명에서 4만2000명으로 32% 감축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수주 절벽이 예상되는 조선업계 지원을 위해 2020년까지 약 11조6000억원을 투입해 250여척의 선박을 발주한다. 조선사별로 사업구조 개편을 통해 핵심역량에 집중하고 유망 신산업을 발굴한다.
조선업계는 정부가 내놓은 경쟁력 강화 방안은 대부분 조선업계가 내놓은 자구안이 모여진 만큼 특별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날 발표된 경쟁력강화방안은 기존에 이미 진행중이었거나 언급된 내용들로 새로운 건 찾아볼 수 없었다”면서 “새로운 것을 굳이 찾자면 해양플랜트 설계 회사를 설립하는 게 전부”라고 말했다.
이번 발표에서 주목하는 부분은 정부주도의 선박발주 지원이다. 공공선박 발주를 조기에 집행해 수주절벽의 조선사에 일감을 제공하고, 국내 해운사들이 우리나라 조선사에 선박발주를 유도해 조선사와 해운사간의 상호 윈윈(WIN-WIN)할 수 있는 바탕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우선 7조5000억원을 투입해 군함과 경비정 등 공공선박 63척 이상을 조기 발주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3조7000억원 규모의 선박펀드를 통해 오는 2020년까지 75척의 선박발주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기존 컨테이너선에만 국한됐던 대형선박 지원 대상을 벌커와 탱커로 확대하고 지원 규모도 1조3000억원에서 두배인 2조6000억원으로 확대한데 대해서도 “수주절벽에 다다른 국내 조선업계에 입장에서 매우 긍정적인 환경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공공선박 발주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군함 등 공공선박의 경우 중소형 조선소인 STX조선해양과 한진중공업이 수혜를 입게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도 일정 부분 혜택을 얻을 수 있을 전망이다”고 전했다.
다만 정부 주도 발주선박들이 군함와 경비정, 기타 관공선 등 특수선에 편중돼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일부 조선소들에게만 수혜를 받을 가능성 농후해 다함께 논의하여 결정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조선업계는 이번 경쟁력 강화방안이 찻잔속 태풍이 되지 않도록 정부의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관심이 필요하다는데 입을 모은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이번 조선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은 앞서 뜬구름 잡기식 방안에서 진일보한 정부의 조선산업 정상화에 대한 의지가 담겨 있다”면서 “해외 선사들이나 해외 금융기관 입장에서도 우리나라 조선산업을 재평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오는 2020년까지 진행되는 장기적인 사업인 만큼 정권교체 시기와 맞물려 지속 가능성에 대해 다소 의구심이 남는다”면서 “정부는 이번 조선산업 지원정책을 빠르고 강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