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서동욱 기자= 최순실씨 제부(弟夫) 회사가 박근혜 대통령 취임 후 시중은행에서 돈을 빌린 뒤 낸 이자가 기준금리 인하폭보다 최대 2배 가까이 싼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인 기업이나 개인이라면 기준금리 하락폭에도 크게 못 미치는 대출이율 인하에 불만인 것과 대조적이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비상장 의류업체로 최순실씨 여동생인 순천씨 배우자 서모씨가 대표로 있는 서양네트웍스는 2015년 말 기준 담보를 제공하고 있는 장·단기 차입금 이율이 신한은행 2.55%(50억원), KEB하나은행 2.86%(50억원), 씨티은행 2.67%(120억원)로 업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에 비해 박근혜 대통령 취임 전인 2012년 말 서양네트웍스가 같은 방식으로 KEB하나은행, 씨티은행에서 돈을 빌리고 적용받은 이율은 각각 4.78%, 4.14%다. 3년 만에 KEB하나은행이 2.11%포인트, 씨티은행이 1.47%포인트씩 이율이 낮아진 것이다.

이에 비해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2012년 말 2.75%에서 2015년 말 1.50%로 1.25%포인트 떨어지는 데 그쳤다. 하나은행만 보면 기준금리 대비 대출이율 인하폭이 2배 가까이 크다.

대형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올해 들어 1차례 더 떨어져 1.25%가 됐지만, 현재도 최고 우량기업에 제공할 수 있는 담보대출 이율은 약 2.7~3.2%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에 비해 서양네트웍스는 2015년 말 자본총계 727억원, 순이익 64억원으로 외형이나 수익이 중소기업 수준에 머물렀다. 서양네트웍스는 박근혜 대통령 취임 이후 대출이율에 영향을 주는 차입금 잔고나 담보가치도 거의 변하지 않았다.

같은 의류업체인 A사는 수익, 외형에서 서양네트웍스보다 양호하지만, 장·단기 담보대출 이율이 2015년 말 3.98%~4.11%에 달하고 있다. A사가 서양네트웍스보다 최대 약 1.6%포인트 많은 이자로 돈을 빌려쓰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A사는 코스피 상장사로, 비상장사인 서양네트웍스에 비해 대외 신인도도 높다.

최재혁 참여연대 노동사회위원회 간사는 서양네트웍스에 대해 "농림축산식품부 김재수 장관처럼 대출이율이 이해할 수 없게 낮아 보이면, 의혹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과거와 현재 회사 상황을 면밀하게 들여다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농협은행이 일부 공무원에게 차별적인 금리 혜택을 부여했다는 논란에 대해 김영란법에 따라 고발할 계획"이라며 "서양네트웍스도 부당하게 금리 혜택을 받았다면 고발 대상에 포함 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양네트웍스 관계자는 본지와 전화 통화에서 "대답할 의무가 없다"고 답했다.

검찰은 최순실씨에 대해 공금 횡령 혐의를 포착하고, 자산동결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세월호 사태 때처럼 수사가 핵심 피의자 친인척까지 확대된다면 시중은행이 서양네트웍스와 관계사를 상대로 보유하고 있는 여신도 묶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