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 사령탑 기상도⑧] 인사통 ‘정유성’‧M&A통 ‘박정호’‧재무통 ‘김영섭’, 누가먼저 변신할까?
2016-10-26 09:30
IT 초짜 대표 불구, 삼성‧SK‧LG 오너 신뢰 ‘듬뿍’
4차산업혁명 선봉장, 이젠 ‘데이터서비스’사 표방
4차산업혁명 선봉장, 이젠 ‘데이터서비스’사 표방
아주경제 송창범 기자 = 삼성, SK, LG라는 국내 4대 그룹 핵심 IT계열사 대표인 정유성, 박정호, 김영섭 초짜 IT 사장들이 각사 오너들이 돌파해야 할 '4차 산업혁명'의 선봉장 역할을 맡아 변신을 시도한다.
IT서비스 '빅3'로 불리는 이들이지만, 사실 IT와는 거리가 멀었던 인물들로 대표를 맡은 지 고작 1~2년도 채 안된 상태다.
정유성 삼성SDS 사장은 '인사통', 박정호 SK주식회사 C&C 사장은 '인수‧합병(M&A)통', 김영섭 LG CNS 사장은 '재무통'으로 IT 사업과는 큰 인연이 없었다.
그런 만큼 IT 전문가보다는 오너 차원에서 가장 믿을 만한 인물을 배치할 수밖에 없다는 게 재계 측 설명이다.
실제 이들의 이력을 살펴보면, 우선 정유성 사장의 경우 삼성의 실세 최지성 미래전략실 부회장 고등학교 후배로 '서울고 라인' 대표 인물 중 하나다. 정 사장은 또 삼성미래전략실 인사지원팀장 부사장으로도 활동하며 인정을 받았다.
김영섭 사장 역시 회장실 감사팀과 LG 구조조정본부에 몸을 담았던 경험이 있다. 게다가 김 사장은 정 사장, 박 사장과는 달리 실제 LG CNS에서만 10년을 넘게 근무했다. 다만 IT쪽보다는 재무 쪽 경영관리 업무 시기가 더 많을 뿐이다.
직전 대표들을 봐도 오너의 믿음은 포착된다. 정동수 사장은 현재 삼성의 신성장동력중 하나로 꼽고 있는 의료기기의 사장 역할을 맡았고, 정철길 대표는 부회장 승진과 함께 SK그룹의 핵심 인물이 된 상태다. 김대훈 전 대표는 대기업 계열사로는 이례적으로 무려 6년간이나 LG CNS 대표직을 수행할 만큼 신뢰를 받았다.
이에 현 대표들은 신뢰를 받는 것에 더해, IT맨이 되기 위한 변신에 나서고 있다. 특이점은 예년과 달리 서로간의 대결은 피하고, 자신만의 컬러를 내기 위한 방안에 돌입한 모습이다.
20년 가까이 인사에만 몸담아 삼성그룹 내 최고의 인사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으며 삼성SDS 대표가 된 정 사장은 삼성SDS의 인적 경쟁력을 높여, 글로벌 솔루션‧서비스기업으로의 도약을 내 걸었다. 4차 산업혁명에 맞춰 이제 정 사장은 빅데이터‧사물인터넷(IoT) 등을 활용해 제조혁신을 고도화하고, 그룹 IT자원을 클라우드로 통합해 효율화에 집중하는 변신을 시도한다.
SKC&C와 지주사 SK의 합병 추진 최적임자로 평가돼 대표가 된 박 사장은 실제 무난히 합병을 완료한 후, 지금은 'IT서비스'사에서 '데이터서비스'사로 업계 중 가장 빠른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박 사장은 4차 산업혁명의 생태계 흐름인 IoT부터 클라우드,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위한 핵심기술 기반을 갖추고 글로벌까지 주도한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재무통이긴 하지만 LG CNS의 경력만 무려 10년이 넘을 만큼 경쟁사 대표 대비, IT기술 이해도가 높은 김 사장은 IT와 융합된 '종합 에너지사업'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스마트그리드 전반의 사업 포토폴리오를 통해 국내외 에너지 신사업을 개척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IoT‧클라우드‧빅데이터 등 정보통신기술(ICT) 첨단기술 관련 신성장 동력에도 집중, 동시에 두가지 신시장을 파고들어 완전 변화를 이끌겠다는 구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