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 사령탑 기상도-②] 오풍십우 황창규 VS 일로매진 장동현 VS 삼한사온 권영수
2016-10-18 07:31
아주경제 이정하 기자 = KT와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 3사는 한정된 전파 자원을 활용해 유선통신의 공간적 제약을 극복하고 전 국민이 언제, 어디서나, 누구와도 정보교환이 가능토록 교두보 역할을 해나가고 있다. 그러나 독과점 구조 속 '뺏고 뺏기는' 가입자 유치 전략 속 3사의 표정은 엇갈렸다.
황창규 KT 회장은 오풍십우(五風十雨)를 만나 순조롭게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 선 반면 지난해 초 SK텔레콤 수장에 발탁된 장동현 사장은 CJ헬로비전 인수가 무산됐으나 플랫폼과 IoT(사물인터넷) 분야를 탈통신 사업으로 정조준하며 일로매진(一路邁進)상태다.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은 3위 사업자라는 약점을 되레 공격적 행보로 풀고 있으나, 국정감사서 역풍을 맞기도 해 삼한사온(三寒四溫)을 반복하는 모양새다.
황 회장·장 사장·권 부회장은 모두 서울대 엘리트 출신으로 국내 굵직한 대기업에 입사해 샐러리맨의 꽃인 임원을 일찌감치 단 인물이다. 서울 청계천을 사이에 두고 본사를 이웃하고 있는 KT의 황 회장(부산)과 SK텔레콤의 장 사장(대구)은 영남 출신으로 공과대학을 졸업했고, 서울 용산에 본사가 위치한 LG유플러스의 권 부회장은 서울 태생으로 경기고-서울대를 거친 소위 'KS' 라인으로 분류된다.
차세대 먹거리에도 관심을 둬, 국내 최초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K뱅크 준비법인)를 받았고 스마트에너지 분야를 선점하기 위해 경기 과천에 에너지의 '생산-소비-거래'를 통합, 관제할 수 있는 KT-MEG 센터를 개관하기도 했다.
실적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KT의 2분기 영업이익은 42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8% 증가했고, 지난해에는 3년 만에 1조 클럽에 복귀했다. 내년 3월로 임기가 만료되는 황 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점쳐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다만 새 노조와의 잦은 갈등과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과 관련된 각종 의혹은 황 회장이 풀어야할 과제로 남아 있다.
이통 시장 1위 사업자라는 한계의 벽에 맞닥뜨렸다는 평가와 함께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M&A) 불허 결정에 따른 손해도 적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2분기 SK텔레콤의 영업이익은 4074억원으로 전년대비 소폭(1.34%) 감소했다.
장 사장은 차세대 플랫폼이라는 성장모델 발굴 등 새로운 성장 방향 제시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대표적으로IoT 전용 '로라(LoRa)'의 경우 전국망 구축을 마치고, 전국 서비스에 들어갔다.
권 부회장은 LG디스플레이·LG화학 등에서의 1등 성공신화를 무기로 공격적인 경영스타일을 구사해, 분위기 쇄신에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기업 간 거래(B2B) 서비스 및 홈 IoT 부분에서의 강점을 살리는 한편 인공지능(AI), 커넥티드 카(connected car), 360도 가상현실(VR) 등의 신규 사업 등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파격적인 언행과 행보로 업계 논란이 되기도 했다. 취임 첫 기자간담회에서 통신 시장을 향해 '땅 짚고 헤엄치기'로 평가절하했으며, 다단계 판매 논란에도 강행을 계속해 오는 18일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서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