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대선] 오바마 "트럼프 징징대지 말아라"

2016-10-19 06:20
선거조작 주장 강력 비판…"국무부와 FBI 거래 과장된 추측"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사진=AP연합]


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의 최근 선거조작 주장에 대해 강력하게 비판했다.

18일(이하 현지시간) 방미 중인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와 정상회담을 마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내 평생 현대 정치역사에서 선거 시스템을 부정하고, 또 투표가 미처 치러지기도 전에 선거 과정에 의혹을 제기하는 대선 후보를 본 적이 없다"면서 "그 선거조작 주장도 사실에 기반하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CNN 등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그는 또 "경쟁이 끝나기도 전에 징징거리기 시작하느냐? 원하는 대로 안 되고 자신이 뒤지면 다른 누군가를 비난하냐?"면서 대통령에 필요한 자질을 갖추지 못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는 지난 16일 트위터를 통해 "이번 선거는 사기꾼 힐러리를 지지하는 부정직하고 왜곡된 언론에 의해 완전히 조작됐다. 많은 투표소에서도 그렇다"고 주장했으며, 그 다음에도 트위터에서 "선거를 앞두고 대규모 투표 사기가 일어나고 있다. 그런데 공화당 지도부는 왜 지금 일어나는 일들을 믿지 않나? 너무 순진하다"는 멘션을 올렸다.  트위터 이외에도 트럼프는 지속적으로 이번 '선거조작' 주장을 펴고 있어, 현지에서는 트럼프가 낙선할 경우 선거 결과에 불복하기 위해 포석을 까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트럼프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우호적 태도를 취하는 데 대해서도 "전례 없는 일"이라고 지적하면서, 그동안 반(反)푸틴 입장을 취해온 공화당이 트럼프를 지지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의 이메일 스캔들 수사를 둘러싸고 국무부가 연방수사국(FBI)에 거래를 시도했다는 논란에 대해서는 과장된 추측이라고 주장했다. 

국무부의 FBI 거래설은 전날 FBI가 공개한 100여쪽의 이메일 스캔들 관련 수사문건을 통해 불거졌으며, 
문건에는 패트릭 케네디 국무부 차관이 지난해 복수의 FBI 인사와 접촉해 클린턴의 외교 실패 사례로 꼽히는 벵가지사태와 관련한 이메일을 기밀로 분류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하고, 이 경우 FBI의 국외 파견 지역을 확대해 주겠다고 제안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