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과천·서초·강남·강서·광명·강동 등 新버블세븐, 규제 소식에 거래 '뚝'
2016-10-18 17:21
정부 수요억제책에 요동치는 시장…중개업소 "언제 어떻게 발표되는지 확실히 해라"
아주경제 강영관, 최수연 기자 = 정부가 집값 급등을 잡고자 일부 지역을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최근 2년간 서울·수도권 지역에서 집값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투기과열지구 지정 요건이 집값 상승률이 물가상승률보다 현저히 높으면서 직전 2개월간 해당지역 청약경쟁률이 5대 1을 넘거나 국민주택규모(85㎡) 이하 주택의 청약률이 10대1을 넘는 곳이어야 하기 때문에 정부가 칼을 빼들었을 경우 이들 지역이 가장 강력한 후보군이 될 수 있다.
때문에 정부가 메스를 댈 수 있다는 시그널을 준 서울 강남권 주택시장은 벌써부터 추격매수세가 꺾이고 대기수요 관망세가 심화되는 등 찬바람이 불고 있다.
경기 하남시의 경우 위례신도시와 미사지구에 아파트가 본격적으로 공급되면서 기존 아파트 가격을 끌어올렸다. 실제 최근 3년새 분양한 아파트의 청약 경쟁률 상위 10개 단지에 위례신도시 아파트가 무려 6개나 포진됐다. 이달 초 분양한 '아크로리버뷰'가 1순위 306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전체 1위를 기록한 가운데, 위례우남역푸르지오3단지와 위례신도시보미리즌빌, 위례자이 등이 100대 1의 경쟁률을 넘기며 수도권 청약 활황세를 이끌었다.
강남 재건축 아파트의 청약경쟁률은 로또에 가까울 정도다. 청약에 당첨되면 수천만원에서 수억원 프리미엄이 붙어 단기차익을 보려는 가수요까지 달라붙어 과열현상을 부채질 했다.
정부의 수요억제 대책이 강남 재건축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기 때문에 대책이 현실화됐을 경우 서초구와 강남구, 강동구 등은 피해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조은상 리얼투데이 차장은 "투기과열지구가 과거에도 묶었을때 사실은 순작용만 있는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부정적 효과에 대한 세심한 검토가 필요하다"면서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시장이 꺾일 우려가 높은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강남권 주택 거래시장 벌써 '찬바람'= 실제 정부가 수요 억제 대책 준비에 나섰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강남 재건축 시장은 혼란에 빠졌다. 강남구 개포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강남이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될 가능성이 크다는 보도가 나오자 주춤하던 매수문의가 이제는 한 건도 없다"고 토로했다.
인근의 또 다른 중개업소 대표는 "규제 시그널로 그칠것으로 보고 이렇다할 가격 변동은 없지만 추후 상황을 지켜보자는 분위기다"면서 "앞으로 아파트값이 어떻게 될 지 묻는 전화가 한 두건 있다"고 설명했다.
재건축 열풍의 진원지인 개포지구에 이어 서초구 반포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매물이 늘거나 가격이 하락하진 않았지만 전반적으로 움츠러들었다는 인근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반포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2년 동안 집값이 많이 올라 최근에는 거래가 주춤했다. 그러다 이번 주 들어선 매수 문의 전화도 뚝 끊기고 조용하다"고 했다.
최근 분양을 성공적으로 마치며 수천만원의 웃돈이 붙은 강동구 고덕주공 2단지(고덕그라시움)도 매수 문의가 끊기며 관망하는 분위기다. 인근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정부 규제가 예고되면서 매수 대기자들이 당분간 더 지켜보겠다고 입장을 바꿨다"고 말했다.
정부 대책 신호탄이 올라가면서 시장 불확실성이 심해지자 일각에선 언제, 어떤 형식으로 대책이 발표될 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정부에선 아직 이렇다할 방안이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국토부 관계자는 "시장 상황을 면밀히 검토하고 추이를 지켜본 뒤 신중하게 대책을 내놓을 생각"이라며 "대책의 시기나 구체적인 내용은 정해진 바 없다"는 원론적 입장을 되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