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문화재연구소, 명량대첩로 해역 발굴조사 완료

2016-10-17 16:58
6개월간 조사…청자, 돌포탄 등 130여 점 유물 추가 발굴

전남 진도군 명량대첩로 해역에서 발굴된 도자기들 [사진=문화재청 제공]


아주경제 박상훈 기자 =전남 진도군 명량대첩로 해역 제4차 수중발굴조사가 마무리됐다.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소장 이귀영)는 지난 4월 25일부터 6개월여간 실시한 명량대첩로 발굴조사를 지난 15일 완료했다고 17일 밝혔다. 

이순신 장군의 명량대첩(1597년)으로 유명한 울돌목에서 남동쪽으로 약 4km 떨어져 있는 명량대첩로 해역은 조류가 빨라 배가 지나가기 힘든 곳이지만, 예로부터 해상의 지름길로 알려져 많은 선박이 오간 곳이다. 고려 후기의 무신 김방경이 삼별초군을 진압하기 위해 상륙했던 벽파정(현 벽파항)에서 북쪽으로 약 500m 떨어져 있어 당시의 해상교류 증거를 확인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해양문화재연구소는 지난 2011년 여기에서 발견된 유물을 불법 매매하려던 도굴범이 검거된 것을 계기로 2012년부터 2014년까지 긴급탐사와 1~3차에 걸친 수중발굴조사를 통해 토기, 도자기, 총통 등 유물 650여 점을 발굴했다. 이번 4차 발굴조사에서는 130여 점의 유물을 추가로 발굴했다.
 

한국식 닻돌(위)과 중국식 닻돌 [사진=문화재청 제공]


가장 많이 발굴된 유물은 색감이 좋고 장식과 문양이 화려한 최고급 고려청자로, 강진에서 제작된 접시, 잔, 유병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 1·2차 발굴조사를 통해 임진왜란 당시 사용됐던 것으로 추정되는 석환(돌포탄) 4점도 나왔는데, 이번 조사에서 2점을 추가로 발견했다. 이외에도 노기(弩機, 화살 무기인 '쇠뇌'의 방아쇠 부분)가 2013년에 이어 두 번째로 발견돼 이 해역 일대가 과거 격전지였음을 방증하고 있다.

일부 구간에서 집중적으로 출수되는 닻돌(나무로 만든 가벼운 닻을 물속에 잘 가라앉히기 위하여 매다는 돌)들도 눈길을 끈다. 약 200×180m의 구역에서 총 54점이 발견됐는데, 이는 당시 이 해역이 배들이 쉬어가는 정박지나 피항지의 역할을 했음을 보여준다. 특히 중국식 닻돌 1점은 벽파항이 태안 마도(馬島) 등과 더불어 한·중·일 국제교류의 중간기착지였음을 보여주는 자료로 평가 받고 있다. 

해양문화재연구소 측은 "올해는 수중지층탐사기(SBP, Sub-Bottom Profiler)로 해저면 하부를 정밀 탐사해 이상체가 확인된 지점과 유물 집중매장처로 추정되는 곳을 조사했다"며 "특이사항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앞으로 꾸준히 자료가 축적된다면 수중문화재조사에 획기적인 전환점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