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민순 회고록' 파문, 김진태 "제2의 NLL 포기" VS 박범계 "文 흠집내기"

2016-10-17 09:29

▲ 지난 2007년 3월 청와대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대화를 나누는 당시 문재인 비서실장과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지난 2007년 북한인권결의안 표결 당시 노무현 정부가 북한에 사전 의견을 구했다는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의 회고록 파문이 일파만파 커지며 논란을 낳고 있다. 

특히 회고록에서 표결 당시 기권 결정을 주도한 인물로 지목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당시 청와대 비서실장)를 두고 여당에서는 "입장을 밝히라"며 파상공세를 퍼붓고 있다. 반면 야당에서는 소위 '여당의 국면전환용 꼼수'라는 반응이다. 

17일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은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제 2의 NLL(북방한계선) 포기 발언"이라며 "중요한 대북정책을 북한 정권에 물어보고 결재를 받아서 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현재 새누리당은 관련 태스크포스(TF) 팀을 꾸려 진상규명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는 상태다. 김 의원은 이와 관련해 "국정조사를 해야 한다"면서 "북한에게 물어보고 상전으로 모시는 사람이 만약에 대통령이 되면 나라의 운명이 정말 풍전등화라고 저는 생각한다"고 말했다. 야권의 차기 대선주자 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겨냥한 말이다. 

이어 그는 "앞으로 북한이 핵을 가지고 위협하면 이런 분이 어떻게 여기에 대해서 대응할 수가 있겠나"라며 "만약에 야권에서 이게 뭐가 잘못됐는지 모른다고 하면 그게 정말 더 큰 문제"라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먼저 문 전 대표가 명확히 입장을 밝혀야 한다"면서 "어정쩡한 입장을 가지고 있으면서 자꾸 진실공방으로 가는 건 정말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미르·K스포츠재단 관련 의혹에 대해 여당은 철저히 보호했다는 지적에 김 의원은 "근거도 없이 그냥 무조건 아니면 말고 식으로 주장을 하는 것"이라며 "남녀가 손 한 번 만졌는데 언제 애 낳는 거냐고 따지는 식인데, 정말 문제가 있으면 검찰수사에서 나올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반면 김 의원에 이어 전화 인터뷰에 응한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회고록에 대해 "공무상 비밀누설에 해당하는 위험을 무릅쓰고 기술한 의도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26%로 떨어지고 또 미르 등 권력형 비리, 국정농단 의혹에 국민적 비판이 거세니까 이러한 국면을 벗어나기 위한 호재로 활용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사실상 민주당에 가장 강력한 대선주자인 문 전 대표에 대한 흠집 내기 차원"이라며 "그런 측면에서 이것이 사실논쟁으로 가선 안 된다. 남북 간, 국제적 외교관계, 대통령의 통치행위 등과 관련해서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또한 "박근혜 대통령께서 과거 2002년도에 한국미래연합의 대표 자격으로 김정일을 만나지 않았나, 반기문 UN사무총장도 2008년에 김정일에게 ‘각하께 저의 가장 숭고한 경위를 표한다’ 이런 축전도 보냈다"면서 "남북관계 상 극히 외교적 표현들, 또는 외교적으로 민감한 사안들을 그때 그때마다 다 진상조사하자 하면 어떻게 되겠나"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당시) 기권결정은 외교안보조정회의에서 2007년 11월 16일에 다수의 의견을 통해서 관계장관들의 다수의견을 통해서 노무현 대통령께서 결정한 사안"이라며 "문 전 대표는 비서실장 입장이었고 외교안보조정회의에서는 주요한 역할을 담당할 수 없는 위치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