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쿡 애플 CEO 니혼게이자이신문 인터뷰 전문

2016-10-17 03:45

 팀쿡 애플 CEO는 14일 수상관저를 방문해 아베신조 총리와 회담을 가졌다. (사진제공=일본 수상관저)


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니혼게이자신문이 16일 팀 쿡 애플 CEO의 인터뷰 전문을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인터뷰는 일본 고속열차 신칸센 안에서 이뤄졌으며, 최근 발생한 삼성전자의 갤럭시 노트7 단종 사태와 지적재산권 분쟁 등에 대해 팀 쿡 CEO가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5년 전 CEO 취임 후 첫 방일이다. 공급업체의 집적지이자 미국, 중국에 이은 아이폰 거대 시장을 형성한 일본을 어떻게 보나.

=일본은 여러 가지 의미에서 중요한 나라다. 이른 시기부터 동료 의식을 품어왔다. 디자인 측면과 미의식, 수많은 기술이 일본에서 탄생하고 있다. 일본에는 수많은 협력사와 부품 공급업체가 있다. 개발자의 커뮤니티도 상당히 활발해 일본을 방문하는 것은 언제나 즐겁다.

=일본을 좋아하는 이유는 수없이 많다. 일본 사람들의 차분함이 좋다. 정확성, 장인정신, 품질을 중시하는 측면도 마찬가지다. 새로운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고, 창조성도 우수하다. 게임개발자를 살펴보면 정말 수많은 앱이 일본인 개발자의 작품이다. 나는 일본 사람들이 좋고 매우 특별한 곳이라 생각한다.

-요코하마에 R&D(연구개발) 거점을 설립한 이유는?

=기술과 인재란 관점에서 일본이 중요한 열쇠를 쥐소 있는 나라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곳에 거점을 설립하는 것은 이치에 맞는 일이다. 조만간 업무가 시작될 예정으로 상당히 기대하고 있다. 깊이있는 엔지니어링을 다룰 예정이나, 지금 현시점에서 연구내용을 밝힐 수 없다. 엔지니어링과 그 외 측면에서 상당히 우수한 나라이기 때문에 이곳에 거점을 만들었다.

-소니가 개발한 통신방식을 사용한 비접촉형 IC ‘페리카’를 아이폰에 채택해 일본 국내에서도 애플페이 이용이 이달 시작된다.

=일본에서 탄생한 페리카를 이용해 현금 없이 완결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 소비자는 항상 동전과 지폐가 부족하거나 휴대하지 않은 점에 신경을 너무 쓰고 있다. 편리하고, 신속한 결제, 개인정보까지 보호되는 시스템을 소비자들은 원하고 있다. 전자결제는 보안 측면에서도 안심할 수 있다. 신용카드는 개인정보가 누출될 우려가 있다. 일본에서도 애플페이를 도입해 집을 나올 때 휴대하는 것은 아이폰 만으로 충분하도록 만들고 싶다.

-아이폰이 출시된 지 올해로 9년이다.

=최초의 아이폰은 미국에서 단 한곳의 이동통신사에서 출시됐다. 당시는 2.5G였고, 앱스토어도 없었다. 출시 후 1년이 지나 앱스토어를 오픈했고 그 후 보급돼 갔다. 돌이켜보면 아이폰은 매년 크게 진보하고 있다.

=보통 변화하고 있는 와중에 그 변화를 알게 되기란 어렵다. 역사를 되돌아보고 처음으로 알게 된다. 스마트폰 시장은 전자기기에서 유일하게 1인 1대가 실현될 분야다. 지금은 아직 실현되지 않고 있으나, 이것은 매우 큰일 이다. PC는 1인 1대에 달할 것이라고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다. 태블릿PC도 큰 시장이지만 1인 1대는 되지 않을 것이다.

-스마트폰 다음으로 어떤 상품을 투입할 계획인지.

=스마트폰은 아직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이 필요로 하고 있다. 과장이 아니라 스마트폰은 아직 초창기다. 아직 9살로 10살도 되지 않았다. 이제 막 시작했다. 인공지능(AI) 등 새로운 핵심기술을 아이폰에 탑재하면 계속해서 진화할 것이다.

-AI와 사물인터넷(IoT)이 화제다.

=유행어는 좋아하지 않지만, 항상 자문자답하고 있다. 이용자의 체험을 어떻게 하면 익숙하게 하고, 이용자 스스로가 사용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방법으로 새로운 제품을 이용하게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런 것들을 생각했을 때 AI는 핵심기술이 된다. AI는 본질적으로 연동성이 강한 기술로 다양한 제품에 관련될 수 있다. AI는 사람들이 아직 잘 알지못하는 곳에서 이미 이용되고 있고, 그것을 알아야할 필요도 없다.

=예를 들어, AI를 이용하면 단말기의 배터리 지속시간을 늘릴 수 있다. 애플뮤직에 등록하면 최적의 음악을 제안할 수 있다. 어디에 차를 주차했는지 생각해야할 일에 도움을 준다. AI는 아이폰의 다양한 기능과 관련돼 있으며, 앞으로도 커질 것이다. 이용자들에게 중요한 기능에 AI를 적용하고 싶다. 스마트폰과 아이폰에는 큰 미래가 있다.

-애플워치는 일본에서 이용자가 많지 않다.

=나는 애플페이 전자결제를 위해 항상 애플워치를 이용하고 있다. 마트처럼 사람이 많은 곳에서 매우 편리하다. 자택에서도 그렇다. 예를 들어 현관문을 열었을 때 주머니에서 열쇠를 꺼내기보다 손목을 갖다 대는 것만으로 문을 열 수 있다면 보다 심플해진다.

=과거를 돌이켜보면, 아이팟(iPod)이 유행하면서 음악 문화를 바꿔 놓았지만, 보급에는 시간이 걸렸다. 하룻밤에 변한 것이 아니다. 과거의 일을 생각해보면 하룻밤 사이에 변한 것처럼 생각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일본 상황을 떠나 애플워치는 다른 지역에선 상당히 잘 나가고 있다. 페리카를 이용할 수 있게 되면 일본에서도 이용자가 많아질 것으로 본다.
 

일본을 방문한 팀 쿡 애플 CEO가 거리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팀 쿡 트위터) 


-IBM과의 협력은 진전되고 있나.

=관계는 상당히 좋다. IBM과의 협력은 새로운 종류의 앱 개발에 관한 것이다. 소비자 전용 분야에서 앱은 폭발적으로 숫자가 증가했다. 과제와 흥미에 대응하기 위한 앱은 어디에 존재할까. 그러나 법인 분야에선 그렇지 못하다. 법인용은 범용 소프트웨어뿐이다. 회사 안에서 여러 가지 작업에 대해 대응해 온 모바일 용 앱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200만개 이상의 앱이 앱스토어에 있지만 법인용 모바일 앱은 사막과 같다.

=IBM과 협업을 통해 사내 업무 개혁을 생각하기 위한 불을 켰다고 할 수 있다. 사람들의 작업 스타일에 변화를 주고 싶다. 법인용 앱에서 지난해와 올해는 소비자용 앱의 2008년에서 2009년에 해당되는 단계다. 아이폰이 소비자 생활을 변화시킨 것 처럼 법인용 시장에서도 향후 비슷한 일이 일어날 것이다.

-최근 ERP업체 독일 SAP와도 제휴했다.

=제휴를 맺은 이유는 SAP가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거래의 백오피스 기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딜로이트와도 제휴했다. 수많은 기업이 업무개혁 지원을 딜로이트에 의존하고 있다. 시스코시스템즈와도 기업의 iOS용 앱 최적화를 위해 협업하고 있다. 이들은 중요한 업무 앱을 정보 인프라 상에서 신속하게 작동시키기 위한 지름길이다. 큰 관점에서 말하면 소비자의 생활양식을 변화시킨 것 처럼 사람들의 일하는 방식을 변화시키고 싶다. 생활과 일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기 때문이다.

=많은 회사에서 모바일 기기의 사용은 이메일을 보거나 웹 열람, 달력과 연락처 관리 등 제한적이다. 앞으로 어떤 회사의 종업원이라도 모바일 앱을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선진적인 기업에선 이미 움직이기 시작했다.

-애플은 거대기업으로 성장하면서 새로운 제품을 내놓기 어려워졌다는 지적이 있다.

=우리들은 스스로 대기업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애플의 조직 내부를 살펴보면, 수많은 작은 팀들이 일을 하고 있다. 1999년 당시와 크게 변하지 않았다. 전체적으로는 규모가 커졌지만, 똑같은 감각, 우수한 제품에 대한 열정을 갖고 있으며, 세계를 변화시키고 싶다는 생각과 반골정신이 있다. 우리들의 일하는 방식은 실제 당시와 같은 구조다. 우리들은 대기업에서 유일하게 종적관계와 칸막이가 없는 회사라고 생각한다. 만약 그런 조직이었다면 아이폰, 아이패드에서 다른 OS를 사용하고 iOS와 맥OS의 조화는 거의 없었을 것이다.

-일본 공정거래위원회는 스마트폰 제조사의 판매관리체제를 ‘경쟁상대 배제’로 보고 애플을 지목하고, 유럽에서도 세금회피가 지적되고 있다.

=애플의 규모에서 오는 문제이며, 비난의 목소리가 있는 것은 인식하고 있다. 우리는 거대기업이라고 생각하고 있지 않으며, 벤처기업처럼 기능하고 있다. 당국의 조회엔 성실히 대응해 나갈 생각이다. 일본 당국에도 마찬가지다. 우리들은 이용자를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으며 그와 관계된 문제제기는 환영한다.

-시가총액 세계 1위 자리에 있는데.

=실제로 나는 시가총액에 대한 생각은 없다. 사람들의 생활을 풍요롭게 할 수 있는 제품을 출시하는 일에 초점을 맞춰 실행할 수 있다면 그 결과로서 보다 좋은 매출액과 이익, 그리고 시가총액으로 이어지는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시가총액이 중요하지 않다는 얘기는 아니다. 어떠한 기업에서도 경영진이 그것만 생각한다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는 것이다.

-애플CEO 취임 후 5년이 지났다.

=다음 5년은 지금까지의 5년과 같아서 그 전 5년도 똑같다. 훌륭한 제품을 만들고 사람들의 생활을 풍요롭게 만드는 것이 우리가 하는 일이다. 새로운 제품 카테고리에 진출한다고 생각할 때 우리는 늘 스스로에게 묻고 있다. 핵심기술을 갖고 있는지 여부를. 진정으로 혁신적이고 보다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는지를.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서비스가 각각 필요하다는 요구가 있는지, 그것을 융합하는 것이 애플의 강점이기 때문이다. 큰 의미로 세계에 공헌하고 우리가 아니면 할 수 없는 방법으로 세계를 변화시킬 수 있는 제품을 만들고 싶다.
 

팀 쿡 애플 CEO는 방일 기간 중 애플스토어도 방문했다. (사진=팀 쿡 트위터)


-일본 가전업계가 쇠퇴의 길을 걷고 있는데 조언은?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우리의 경우 무엇이 유효했는지를 생각한다는 것이다. 적은 제품에 집중해 좋은 것을 만든다. 훌륭한 제품에 모든 에너지를 투입한다. 이용자들의 체험, 고객의 요청에 대응한다. 그렇게 한다면 이익은 그 뒤에 따라 온다. 무엇에 초점을 맞춰야 할지를 틀려서는 안 된다.

-교토에서 닌텐도 대표를 만났다.

=‘슈퍼마리오 런’을 연내에 어떻게 출시할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닌텐도는 사람들에게 놀라움을 준다. 큰 작품으로 제휴를 시작할 수 있었다. 상당히 기대된다.

-소니를 어떻게 보는지.

=소니와는 많은 분야에서 협업하고 있다. 음악, 영화, TV 콘텐츠에서 관련이 있고 더 많은 분야에서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나는 히라이 카즈오 소니 사장이 소니를 위해 이룩한 업적과 리더십을 존경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금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

=그들의 부품기술은 매우 훌륭하다. 여러 가지 서로 다른 사업영역이 있으나 우리들은 공통의 이익이 있는 분야에서 그들과 협력하고 동시에 스마트폰 분야에선 경쟁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법정투쟁이 계속되고 있다.

=주된 쟁점은 지적재산에 관한 것으로 그 이유는 심플하다. 그들이 우리의 지적재산을 복제했기 때문이다. 적절한 행동이라고 생각할 수 없다. 무언가에 온힘을 다해 아티스트가 그림이나 곡을 만들었을 때, 몇 년을 투입해 완성시켜서 이제 겨우 서명하려는 찰나에 누군가가 마음대로 이름을 올려버린다면 어떻게 느껴질지를 생각해달라.

=말로 전달하기는 어려운 감정이다. 우리에게도 훌륭한 제품을 만들어낸 엔지니어와 디나이저가 있다. 그렇게 때문에 정말 화가 난다. 법정에서 일관적으로 주장하고 있는 이유는 그점 때문이다. 나는 소송을 결코 좋아하지 않는다. 내게는 최후의 수단이다. 그러나 분야에 따라서는 그들과 협력할 수 있고 실제로 그렇게 하고 있다. 부품분야 등에선 진심으로 경의를 갖고 있다.

-지난해 12월 캘리포니아주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을 둘러싸고 용의자의 스마트폰 암호해제를 요구한 미연방수사국(FBI)과 소송까지 갔다.

=그 일은 비참한 사건이었으며, 우리도 마음이 아프다. FBI에게 협력해 왔지만, 우리도 할 수 없는 일을 요구해왔다. 충격이었다. 거절했더니 그들은 협박해왔고 우리를 고소했다. 우리는 왜 그렇게 해야했는지를 열심히 설명했고, 프라이버시를 지키기 위해 일어섰다. 미국 국민으로서 지켜야할 국가의 기초가 될 합중국 헌법을 위반하도록 요구받았다고 느꼈다. 어떠한 어려운 일이라해도 일어서야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힘들었지만 해야할 일을 했다.

=우리는 비난 받았고,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서 주장을 전개할 수 밖에 없었다. 제품에 대한 설명에는 익숙하지만 전혀 다른 종류의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많은 것을 배웠다고 생각하고, 앞으로도 도움이 될 것이다.

-스티브 잡스 전 CEO가 생전에 당부한 것이 있었는지.

=그가 요양중일 때 나는 빈번히 그의 집을 찾았다. 2011년 8월 어느 일요일 그는 나를 불렀다. 그는 애플이 지금까지 단 한번도 CEO레벨의 교체가 없었다는 점을 긴 시간동안 설명했다. 이제까지는 사내에 무슨 일이 일어나면 CEO가 교체돼 왔다. 누군가가 물러나고 다른 사람이 그 자리에 앉았다. 그는 그것을 원하지 않았다. 그는 프로다운 교체를 원했고, 지금이 그 때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솔직히 나는 놀랐다. 그가 CEO로서 일하기를 좋하했고, 그의 몸이 회복되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는 아마 자기자신이 만족할 수 있는 수준의 일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몸이 좋지 않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 날은 앞으로 그가 무엇을 하고, 내가 무엇을 해야한다는 이야기를 계속했다. 나는 그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알고 싶어서 세밀한 질문을 많이 했다. 그는 디즈니를 보면서 고통을 잊으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이렇게도 말했다. “무엇을 해야하는지는 당신이 보여줘야 한다. 나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것은 묻지 말고, 올바른 일을 하면 된다”고. 잠깐 동안 이지만 매일 다니면서 이야기하고 함께 일했다. 내가 CEO이고, 그가 회장이라는 체제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생각했다. 나는 언젠가 물러나고, 그가 계속 남아있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그의 상황이 악화했을 때 나라면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것은 묻지 말라고 재차 이야기했다.

-잡스의 기대에 응했다고 보는지.

=그는 누구와도 바꿀 수 없다. 나도 처음부터 그를 대신할 수 없다는 것은 알 수 있었고, 그렇게 하려고 생각하지도 않았다. 나는 나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CEO가 되려고 했다. 물론 그가 함께 있었다면 좋았을 것이다. 그와 더 많은 일을 함께 하고 싶었지만, 안타깝게도 그는 이제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