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국감] 정용기 의원 "서울시 발주 건설공사 부실시공 4년 새 적발건수 9배 폭증"

2016-10-11 11:16
2012년부터 올해 8월말까지 서울시 내 불법·부실시공 공사 51건 적발

▲불법 및 부실공사 공사장 연도별 현황. 자료=정용기 의원실 제공

아주경제 최수연 기자 = 서울시에서 발주한 공사 중, 부실 및 불법 시공이 적발된 공사가 4년 새 9배나 폭증한 것으로 드러났다.

1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정용기 의원이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2년부터 올해 8월말까지 서울시에서 발주한 공사 중, 불법 및 부실시공으로 인해 적발된 공사가 총 51건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연도별로 보면 2012년 부실 공사 적발건수는 단 2건에 불과했으나 2014년 들어 19건으로 폭증했고, 지난해에도 18건을 기록하는 등 급격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에도 벌써 8건이 적발됐다.

부실시공 유형별로 보면 안전관리대책 소홀이 23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설계도서 및 관련기준과 다른 시공 21건, 가설시설물 설치상태 불량 16건, 품질관리계획 실시 미흡 9건, 누전차단기 미작동 3건 등 순이었다.

공사에 참여했던 건설업체별로 보면 포스코건설이 7건으로 부실공사 적발건수가 가장 많았다. 이어 현대로템 4건, 고려개발 3건 등 순이었다.

건설진흥기술법 제 53조에 따르면 건설업체가 부실공사를 유발해 발주청에 손해를 끼친 경우, 해당 공사를 발주한 기관은 부실의 정도를 측정해 건설업체에 벌점을 부과하게 된다.

서울시가 제출한 자료를 살펴보면 부실공사를 저질러 적발된 공사장 51곳 중 43곳은 0점에서 2점 사이의 가벼운 벌점을 부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가장 높은 벌점을 받은 공사장은 과거 롯데건설이 담당했던 제2롯데월드 신축공사장다. 지난해 3월, 제2롯데월드 신축공사 담당업체인 롯데건설은 가설시설물 설치상태가 불량했다는 이유로 서울시로부터 벌점 9점을 부과 받은 바 있다.

벌금, 징역 등 부실공사로 인해 사법처리가 된 사례도 3건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2013년 7월경 올림픽대로 상수도관 이중화 부설공사를 꼽을 수 있다. 당시 노량진 배수지 내 서울시 상수도관 공사 현장에서 일하던 노동자 7명은 갑자기 유입된 한강물에 수몰돼 목숨을 잃은 바 있다. 이 사고는 장마로 불어난 강물이 도달기지의 개폐문 고장으로 공사 현장에 유입돼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 인해 해당 공사를 담당했던 천호건설은 영업정지 4개월 처분을 받았고, 하도급 현장소장과 원도급 현장소장도 각각 징역 2년과 금고 2년 처분을 받았다.

이어 올해 7월에도 장안교 성능개선공사 현장소장이 안전난간을 설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벌금 70만원 처분을 받았던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정용기 의원은 “서울시의 고질적인 안전불감증 탓에 부실시공을 남발하는 공사장들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면서 “향후 서울시는 시가 발주한 공사장을 점검하는 안전인력을 대폭 증원하고, 부실공사를 저지른 업체는 강하게 처벌하는 등 공사장 안전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할 것” 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