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 한-중미 FTA 협상에 기대한다
2016-10-05 17:10
중미 6개국은 인구가 총 4550만 명으로 중남미 전체 인구의 7.5%이며, GDP 규모는 총 2088억 불로서 중남미 전체 GDP의 약 3.6% 미만에 불과한 개발도상국들이지만 향후 시장 잠재력이 매우 높은 나라들이다. 중미지역의 경제성장률은 2004~2013년 동안 중남미 평균인 4.2% 보다 높은 평균 4.4%의 성장률을 기록하였으며, 2016년에도 완만한 성장세를 유지하면서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의 대 중미 교역은 2014년 50억불로 대 중남미 교역 540억불의 9.2%에 해당하여 상대적으로 미미한 편이나, 한국과 중미지역 국가들은 상호 보완적 산업구조를 가지고 있어 FTA 발효 시 교역량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의 주력 수출품은 자동차, 전자제품, 섬유 등이고, 중미 국가들의 주요 수출 품목은 커피, 열대 과일, 폐금속 등인데 양측간 무역장벽이 제거될 경우 교역량은 약 33.8~68.7% 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중미 6개국과 아시아 최초의 FTA를 체결함으로써 중미 시장에서의 주요 경쟁국인 중국, 일본의 상품들보다 비교 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중미지역 주력 수출상품인 자동차, 섬유, 핸드폰의 경우 관세인하 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여 상당한 수출 확대가 예상된다.
중미 6개국에게 한국은 전 세계 6위의 무역 강대국으로서 인구 5000만 명을 가진 역동적인 시장이며 GDP 규모 면에서 중미 6개국 전체의 8배가 되는 거대시장이다. 그리고 이미 전 세계 60여 개국과 FTA를 체결함으로써 자유무역을 선도하는 국가로 인식되고 있다. 한국의 소비자들도 중미 지역에서 생산하는 커피, 설탕, 망고, 바나나 등의 열대과일에 점차 익숙해지고 있다.
현재 니카라과에는 29개의 한국 중소기업들이 자유무역공단에 진출해 약 3만5000 명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
아쉽게도 한국의 대기업들은 아직 중미 지역의 소규모 시장에는 큰 관심을 가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지금 협상중인 한-중미 FTA가 발효될 경우 자동차, 기계, 전자, 화학 등 제조업 분야와 신재생에너지, 인프라 건설 등에 경험과 기술을 가진 우리 기업들이 중미 지역에서 매력적인 투자처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최근 니카라과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에너지, 도로, 항만 등 인프라 개선 계획들이 착실히 시행될 경우 양측의 기업들은 서로 윈윈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리라 생각한다.
우리 정부는 니카라과의 사회.경제 발전에 긴요한 인프라 확충을 위해 다양한 개발협력 사업들을 시행하고 있다.
전력망 개선, 상.하수도 신설, 초고속인터넷망 구축, 신재생에너지 개발, 우회도로 건설 등에 우리 기업들이 속속 참여해 첨단 기술과 우수한 시공능력을 선보이고 있다. 또 우리의 개발경험과 지식을 전수하는 지식공유사업(KSP)을 통해 니카라과 청년들의 기술향상, 학교 교사들의 역량강화, 중소기업육성 등을 위한 정책수립에 협력하고 있다.
중미 국가들은 한국을 비교적 단기간 내에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동시에 발전시킨 동아시아 강국의 하나로 인식하고 있으며, 자국 경제발전의 모델로 삼고 있다. 이들은 한국의 발전 전략과 개발경험 전수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또 투자 및 경제협력 증진을 통해 실질적 협력이 확대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한국 정부가 전개하고 있는 각종 협력 프로그램과 지식공유사업은 중미 일반 국민들의 한국에 대한 인식을 긍정적으로 바꾸는 계기가 되고 있다. 아울러 최근 중미 각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는 한류도 이 지역에서 한국의 이미지를 더욱 높이는 구실을 하고 있다.
한국은 이러한 중미 6개국과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FTA 체결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니카라과 마나과에서의 6차 협상은 연내 타결 여부를 가늠하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양측이 원만한 협상을 통해 조기에 타결함으로써 우리의 경제영토가 중미 지역에 까지 확대되기를 기대한다.
▲홍석화(55) 대사는
1986년 입부해 주아르헨티나대사관 영사와 주베네수엘라대사관 2등서기관, 총무과장, 주유엔대표부 참사관, 주멕시코대사관 공사참사관, 주칠레대사관 공사 겸 총영사를 거쳐 현재 주 니카라과 대사로 재직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