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국감]조환익 사장 “누진제 폐지 반대” 입장 밝혀

2016-10-05 15:43
한전, 자회사·퇴직자 출자회사 일감 몰아주기 여전…그룹사 한전KPS도 판박이

아주경제 송종호 기자 = 조환익 한국전력 사장이 누진제 폐지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조환익 사장은 5일 나주 한전 본사에서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국감에서 “전기요금 누진제는 슈퍼 유저(전기요금 과다 사용자)를 위해서는 있어야 한다”며 “전기요금 누진제 폐지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지금과 같은 급격한 차이는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금의 누진제 6단계 구간 간 전기요금 단가에 대한 개선 의지를 밝힌 것으로 보인다.

조 사장은 “전체 평균 전기료와 저소득층 전기료는 비싸고 징벌적 전기료는 결코 싸다고 할 수 없다”며 “요금 체계 결정은 정책 영역이어서 정부와 협의해야 하지만 지나치게 시혜적 또는 징벌적 요구 조치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국감에서는 한국전력이 자회사 및 퇴직자 출자회사에 일감 몰아주기가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송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한전은 2016년 자회사인 한전KDN에 수의계약으로 각각 94억원 규모의 일감을 몰아준 것으로 집계됐다.

또 한전 퇴직자모임 출자회사인 전우실업은 한전을 통해 규모 54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한전KDN은 2012년부터 2016년 7월말까지 323건 수의계약으로 한전으로부터 모두 1162억 원 규모의 일감을 받아냈다.

한전KDN은 2015년 4월 입찰담합으로 6개월간 입찰참가 제한을 받았으나, 가처분신청을 제기해 제재유예 조치를 받은 후 34건을 수의계약해 55억원 규모의 사업을 수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전 퇴직자모임 출자회사 전우실업도 2012년부터 2016년 7월 말까지 한전과 8건의 수의계약을 맺어 모두 2675억원 규모의 일감을 받아냈다.

송 의원은 “공정위·감사원·국감에서 여러 차례 지적됐던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한전이 독점 수의계약 형태로 자회사·특정 기업에 사업을 위탁한 것은 시장의 공정경쟁 시스템을 파괴하는 행위”라며 “한전은 일반경쟁을 늘리는 등 공정한 경쟁 입찰환경 조성을 위한 개선방안 마련에 힘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력그룹사인 한전KPS도 자회사에 일감 몰아주기가 심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전KPS가 수의계약을 통해 에이스기전, 금화PSC, 한국플랜트서비스, 삼신 등에 352억1825만원을 몰아줬다"며 "이는 전체 계약금액 1024억2800만원의 34%로 대형 규모"라고 밝혔다.

이들 에이스기전, 금화PSC, 한국플랜트서비스, 삼신 등은 모두 한전KPS 퇴직자가 대표로 있는 업체이다.

이 의원은 “공기업이 퇴직자가 대표로 있는 민간 회사에 일감을 몰아주고, 일자리까지 대물림한다는 것은 모럴해저드의 극치”라고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