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주혜 기자 = 국정감사가 파행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다음 달 14일 금융권 종합감사에서 '금리인하요구권'이 최대 이슈로 부각될 전망이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저축은행 등 금융사들이 금리가 27.9%를 초과하는 대출을 금리인하요구권을 통해 이자를 적극적으로 낮춰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리인하요구권은 대출을 받았을 때보다 자신의 신용상태가 좋아진 사람이 금융회사에 대해 기존 대출의 금리를 인하해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작년 8월 금리인하요구권 활성화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문제는 금리인하요구권이 아직 시장에 제대로 정착되지 못했다는 점이다. 특히 저축은행의 경우 금리인하요구권과 법정최고금리 이슈가 한 데 묶여 더욱 복잡한 모양새다.  

올해 3월 법정최고금리는 기존 34.9%에서 27.9%로 낮아졌다. 다만 법이 개정되기 이전에 체결된 대출 계약에 대해서는 기존 최고금리인 34.9%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즉 개정 이전에 체결된 금리가 27.9%를 넘는 대출의 경우 기존 법정최고금리인 34.9%만 넘지 않으면 되는 것이다.
  
저축은행들은 개정된 법정금리를 개정 전 체결된 대출에 적용하는 것이 법적 강제가 아니라는 점과 소급적용을 할 경우 손실이 막대하다는 이유로 기존 고금리를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기존에 저축은행들이 보유하고 있던 27.9% 초과 대출에 대해서도 개정된 법정최고금리 이하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상위 업체들에 고금리 대출이 몰려 있으나 이들 회사들이 개정된 법정최고금리를 자율적으로 적용하지 않아 서민들의 채무 부담 완화에 소홀하다는 비판이 잇따른다.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이 금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연 27.9%를 초과하는 대출의 75%(56만5784건, 2조4857억원)가 OK·웰컴·SBI·HK·JT친애·현대 등 6개 저축은행에 집중된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이들 저축은행은 금리인하요구권 수용에도 소극적이다. OK저축은행의 경우 금리인하 신청 건수가 152건에 불과했고 이 중 63건만 받아들였다. JT친애저축은행의 경우 신청된 518건을 모두 수용하지 않았다.

민 의원은 "상호저축은행의 경우 연 27.9% 초과 계약이 약 76만건에 달하고 있는데, 자율인하나 금리인하 요구를 통한 금리 낮추기에 너무 인색하다"며 "이용자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으므로 금리 낮추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꼬집었다.

일각에서는 금리인하요구권을 대부업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당 채이배 의원이 금감원에서 제출받은 '대부업체 상위 10개 업체의 금리별 가계대출 현황'을 보면 7월 말 현재 27.9% 이자를 초과하는 대출계약은 전체 가계대출 164만7854건 중 112만5189건(68%), 대출금액은 7조481억원 중 4조4712억원(63%)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 채 의원은 "금리인하요구권을 대부업체에도 확대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