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없는 청년실업-下] 인턴에 대한 인식전환과 함께 정부노력 필요

2016-09-28 15:30
전문가들 "정부 현실 인식하고 전향적 자세로 인턴 방안 개선해야"

지난 7월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안산문화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안산·시흥 채용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채용 업체 부스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주경제 송종호 기자 = 청년실업을 낮추고 인턴제도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사회공감대와 함께 정부의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우리와 달리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인턴제도가 보편화됐고 신규채용에서 중용한 요소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단기적으로 일자리를 제공한다는 성격이 강하다.

미국에서는 인턴은 일종의 교양수업의 하나로 운영되고 있다. 이에 졸업생뿐만이 아니라 재학생도 참여하고 있으며 방학기간 등을 이용해 기업이나 공공기관에서 근무한다.

때문에 미국에서는 인턴 경험이 없으면 기업 등에 입사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특히 금융기관, 컨설팅회사, IT기업 등은 상대적으로 인턴을 많이 채용하고 보수도 높아 청년 구직자들에게 인기가 높다.

미국의 경우 우리와 다른 점은 공공기관의 경우 무급 인턴이 많은데, 이는 급여보다는 업무 경험을 쌓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때로는 인턴이 민간 기업에 취업을 원하는 경우 추천서를 발급해주기도 한다.

영국은 학생도 직장인도 아닌 니트족에 대한 대응책 중 하나로 인턴쉽을 강화하고 있다. 영국의 인턴쉽 제도는 근로경험이 없는 구직자들에게 업무 경험을 제공하면서 향후 일자리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또한 영국은 실업률을 낮추기 위해 견습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고등견습제도(higher apprenticeship)는 2009년 공업과 IT 분야에서 고급인력이 필요함에 따라 도입됐다.

아시아권에서는 일본이 인턴 제도를 폭넓게 활용하고 있다. 일본도 버블 경제가 무너지면서 우리와 같은 경제 불황으로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는 일명 ‘프리타족’이 늘면서 정부가 인턴과정을 도입하며 저변이 확산됐다.

일본 정부는 1997년 ‘인턴쉽 추진을 위한 기본 방침’을 마련하고 그해 말부터 대학, 전문대학, 고등학교 등에 인턴 제도가 적극 도입되기 시작했다.

일본은 우리의 지방노동청과 같은 노동사무소 등 지방 거점이 중심이 돼 각 대학과 지역 기업 간에 산학협력이 중심이 된 인턴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인턴으로 참여하는 청년들은 각자 맡은 프로젝트 성과에 따라 상이한 보수를 받기도 한다.

이는 단순한 업무 보조보다는 해당 기업의 문화를 이해하고 직업을 미리 체험함으로써 교육보다는 실제 기업의 조직원 자격을 부여하는데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간 정부의 외국 사례에 대한 연구나 조사가 없었던 것이 아니다. 고용부 산하 노동연구원이나 다른 연구기관들을 통해 많은 연구결과를 확보해왔다. 하지만 정부가 청년 인턴제에 대한 보완이나 혁신적인 제도가 부족해 왔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최재혁 참여연대 경제정책 팀장은 “정부의 현실인식이 잘못돼 있다”라며 “청년 고용정책에서 청년단체, 노조, 야당에서는 기본적으로 시도를 해보자고 하는 것에 대해 정부는 반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여론과 달리 대응책으로 K-무브와 같이 외국에 나가고 일자리는 없는데 취업을 해야만 돈을 주겠다 등 서로 맞지 않는 제도만을 선보이고 있다”라며 “지금 여러 개선 방안들에 대해서 정부가 전향적으로 받아들여야 청년들의 고용 현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 취업포털 관계자는 “정부가 인턴의 정규직 전환이 90%라고 하는데 특정 프로그램의 전환률만이 아니라 전반을 아우르는 제도와 지원이 필요하다”라며 “실제 청년 인턴들이 갖고 있는 애로를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 나가려는 의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