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호조 누리던 기업들, 생활용품에서 '살균제' 악재 만나

2016-09-29 00:00
아모레 이어 애경, LG생활건강 제품도 살균제 성분 함유

[사진=아모레퍼시픽]


아주경제 김온유 기자 = 화장품 호조를 누리던 일부 기업들이 생활용품 분야에서 악재를 만나고 말았다.

28일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치약 '메디안'과 '송염' 등 11개 제품에서 보존제인 소듐라우릴설페이트(SLS)에 메칠클로로이소치아졸리논과 메칠이소치아졸리논 혼합물(CMIT/MIT)이 극미량 포함된 것을 확인, 제품 회수와 환불 작업에 들어갔다. CMIT/MIT는 가습기 살균제에 사용된 화학물질로 유해성 논란이 있다.

아모레퍼시픽 측은 "부적절한 원료를 사용한 것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며 사죄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보존제 원료는 미원상사에서 공급받은 것이다. 이 원료에선 CMIT/MIT가 0.0044ppm 검출됐다. 유럽에서는 이 물질의 안전 기준을 15ppm으로 규정해뒀고 미국은 별다른 기준 제한이 없다. 우리나라의 경우 벤조산나트륨·파라옥시벤조산메틸·파라옥시벤조산프로필 3종만 치약 보존제로 사용할 수 있다.

미원상사는 애경그룹에도 동일한 원료를 납품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애경 측은 "미원상사에서 CMIT/MIT가 든 SLS를 공급받은 적이 없으며, 치약에는 이 성분을 사용하지 않았다"고 해명하면서도 "씻어내는 제품 원료로 '소듐라우로일사코시네이트'와 '소듐코코일알라니네이트'를 공급받았지만 국내 허용 기준인 15ppm에는 미치지 않는 수준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씻어내는 제품에 한해 CMIT/MIT 함유량을 15ppm 이하로 정해뒀다. 식약처는 "CMIT와 MIT 성분은 폐로 유입될 때 치명적인 물질이기 때문에 씻어내면 위험성이 크지 않다"며 "미국이나 유럽 등에 비해 국내 기준은 매우 엄격한 편"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 기준에 따라 애경과 LG생활건강 등은 샴푸나 보디샤워 등에 CMIT와 MIT 성분을 사용하는 중이다.

애경의 '포인트 바디 워시'와 '샤워메이트 내추럴 리프레쉬 퍼퓸 카모마일 훼이셜 버블폼' 등에, LG생활건강의 경우 '엘라스틴 모이스처라이징'과 '온더바디 퍼퓸 샤워 바디워시' 등에 이 성분이 들어있다.

업계 관계자는 "CMIT와 MIT 성분이 함유된 제품은 안전 기준치를 철저히 준수하고 있으며 인체에 절대 유해하지 않다"면서도 "소비자 불안을 고려해 다른 보존제를 넣은 제품 비중을 꾸준히 늘려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