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산유량 1월 수준으로 줄이자" 제안
2016-09-26 13:05
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올해 1월 수준으로 산유량을 감축할 것을 제안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알제리 에너지 장관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번 주 OPEC과 러시아는 알제리에서 비공식 회담을 통해 산유량 통제에 관해 논의할 예정이다.
부타르타 장관은 현지시간 25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사우디가 1월 수준으로 산유량을 동결할 것을 제안했다"며 "흥미로운 조치"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이 이번 회의에서 구체적 합의 도출을 시사하는 것은 아니지만 OPEC 종주국인 사우디가 유가 폭락 이후 처음으로 산유량 제한을 위해 기꺼이 나서겠다는 뜻을 전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또한 그는 월스트리트와의 인터뷰에서 알제리 회의를 “빈손으로 끝낼 수 없다”며 "OPEC과 러시아 간 이견이 있지만 산유량 제한을 위한 진전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OPEC이 이번 주 의견을 모으지 못할 경우 유가가 배럴당 30달러까지 추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6일 오전 아시아 시장에서 브렌트유는 배럴당 46.84달러로 0.8% 가량 올랐고, 미국산 원유 역시 0.7% 오른 배럴당 44.8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8월 기준 사우디의 산유량은 일일 1,069만 배럴로 1월의 1,020만 배럴에서 증가했다. 알제리는 OPEC 전체 산유량을 현재보다 일일 100만 배럴 줄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알제리가 생각하는 합리적 가격대는 배럴당 50~60달러다.
시장에서의 과잉공급은 점점 악화되고 있다. 러시아가 산유량을 역대 최대로 늘리고 리비아와 나이지리아 역시 원유시설을 둘러싼 무력 분쟁 상황이 안정을 되찾으면서 수출 증가를 계획 중인 가운데, 이달 글로벌 시장에서 과잉공급량은 8월보다 80만 배럴이나 더 늘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수요 증가세가 둔화되고 공급은 탄력을 받으면서 과잉공급 상황이 당초 예상보다 더 오래 지속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과잉공급에 따른 유가 하락은 사우디에서 가봉에 이르기까지 OPEC 회원국들 경제를 위기로 몰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