三災 빠진 중소 가구업체
2016-09-26 23:30
이케아 등 해외가구 수입 증가, 대형업체 중저가 브랜드 론칭…결혼ㆍ이사 등 줄어 수요 감소
아주경제 김온유 기자 = 중소가구업계가 이케아 선전과 해외가구 수입증가, 대형 가구업체의 중저가 진출이라는 삼재(三災)를 만났다.
26일 통계청과 가구업계 등에 따르면 중저가 가구 업체들이 이케아 등 해외 가구와 대형가구업체에 밀려 실적 부진을 겪는 중이다.
통계청 광공업생산통계에서 2004년 3282개였던 가구제조업체는 지난 2014년 1376개로 줄어들었다. 대한가구산업협동조합연합회 측은 중소기업들의 매출이 전년 대비 최소 20%에서 최대 30%까지 줄었다고 보고 있다. 실제 중저가 가구업체인 코아스웰의 경우 2014년 당기 순이익이 6억여원이었으나 지난해 약 110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이케아 측은 이 기세를 몰아 최근 주방 관련 용품까지 매출 품목을 확대했으며 2020년까지 매장을 전국 곳곳에 6개로 늘릴 계획이다.
이케아를 차치한 해외 가구 수입도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가구 수입액은 약 15억4200만 달러(약1조7046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3.1%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리바트는 지난해 보급형 브랜드 ‘리바트 하움’ 론칭해 기존 상품 대비 50~70% 수준의 중저가 가구를 대거 선보였다. 또 한샘의 중저가형 부엌가구 등을 취급하는 '한샘IK'는 매출액이 매년 두자릿수 성장을 거듭하는 중이다.
해외 가구와 국내 가구업체들이 강세를 보이는 상황 속에서 사회 환경조차 가구업계에 불리하게 조성되고 있다.
1인 가구가 늘고 결혼하는 부부가 줄어들면서 가구에 대한 수요 자체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가구가 불필요한 1인 가구는 최근 500만가구로 역대 최고, 올해 5월 기준 누적 결혼 건수는 11만9700건으로 역대 최저로 조사됐다.
또 가구 업계 매출의 중요 요소인 '이사' 건수도 감소하는 추세다. 올해 상반기 주택매매거래량은 46만8000건으로 전년(61만1000건) 대비 23.4% 줄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가구 수요층이 아예 프리미엄 제품을 찾거나 한 번 쓰고 말 저렴한 제품을 찾는 부류로 양분되고 있다"며 "고급 가구를 론칭하기 어렵고, 중국산이나 베트남산 가구보다 저렴하기도 힘든 국내 중저가 가구업체들이 최근 소비 트렌드에서 고전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