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청허용' 스위스 국민투표서 통과

2016-09-26 07:34

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테러와 연관된 사건과 관련해 정보·수사기관이 전화를 감청하거나 이메일을 열람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스위스에서 국민투표에서 찬성 65.5%로 통과됐다. 

정부가 주도한 이번 법안은 지난해 연방 의회의 승인을 받은 바 있다. 그러나 야당과 시민단체들이 일반 국민들의 사생활을 침해할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해 스위스의 직접민주주의 제도의 일환인 국민투표에 부쳐지게 됐다.

스위스는 어떤 이유로도 수사·정보기관이 개인의 전화를 도청하거나 이메일을 열람하는 행위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지난 1989년 스위스 정보기관이 불법적으로 수집한 90만명의 정보기록이 공개되면서 이후 이 같은 일의 재발을 막기 위해 법으로 정보의 열람과 수집을 엄격하게 금지한 것이다.

그러나 최근 유럽지역 내 테러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이번 국민투표에서는 감청을 허용하는 법안의 찬성 여론이 크게 우세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번 국민투표의 투표율은 43%로 최근 국민투표보다 다소 낮았다. 한편 이번 감청허용 법안과 함께 안건에 부쳐졌던 '은퇴 후 받는 연금을 10% 올리자'는 법안은 59.4%가 반대해 부결됐으며, 목재·물과 같은 자연 자원 사용의 감축을 의무화하는 법안도 64%의 반대로 부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