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신용카드 사회적비용 커…직불카드 비중 높여야"

2016-09-21 15:40

[자료=한국은행 제공]


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 우리나라 지급 수단의 사회적 비용을 줄이기 위해 비용이 높은 신용카드보다 비용이 낮은 직불카드 이용 비중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은행은 21일 '주요국의 지급수단 사회적 비용 추정 현황 및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주요국에서 거래 건당 사회적 비용이 높은 것으로 조사된 신용카드 이용 비중이 국내에서는 매우 높은 반면 직불카드 이용 비중은 낮다"고 밝혔다.

지급 수단의 사회적 비용은 금융기관이나 소매점, 소비자 등 경제 주체들의 지급 행위 과정에서 사용하는 인적·물적 비용에서 경제 주체들이 상호 지급하는 수수료를 제외한 비용을 뜻한다.

한은에 따르면 네덜란드와 스웨덴, 덴마크, 이탈리아, 노르웨이, 호주 등 6개국의 지급 수단 사회적 비용은 국내총생산(GDP)의 0.42~0.83%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급 수단 사회적 비용을 추정한 사례가 전무하다. 한은은 이들 국가의 사례를 참고해 GDP의 0.5%를 적용 시 연간 7조5000억원 이상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6개국의 거래 건당 사회적 비용을 따져보면 신용카드가 0.98~2.85유로로 가장 크다. 현금의 경우 0.26~0.99유로이며 직불카드는 0.32~0.74유로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한은은 신용카드 발급 비용 및 신용 리스크 관리 비용 등이 소요되는 데다 이용 비중도 낮아 규모의 경제 효과가 작은 점 등에 기인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들 국가는 사회적 비용이 큰 현금이나 신용카드 이용을 줄이고 비용이 낮은 직불카드 이용을 촉진하기 위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네덜란드의 경우 소매점의 직불카드 수수료 부담을 완화했으며 호주와 덴마크는 신용카드 사용 시 가맹점이 소비자에게 추가 수수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스웨덴은 대중교통 현금 이용을 금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직불카드 이용이 크게 늘고 있다. 노르웨이의 경우 2013년 직불카드 이용 비중이 51.8%를 기록한 반면 신용카드는 7.4%에 그쳤다. 덴마크 역시 직불카드 이용 비중이 48.4%를, 신용카드는 1.1%를 기록했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신용카드 비중이 39.7%로 직불카드 비중 14.1%보다 높다.

이에 한은은 "향후 사회적 비용 및 손익분기점 추정 결과 등을 바탕으로 효율적 지급 수단 조합을 찾는 한편 편리하고 저렴한 지급 수단 이용 촉진 정책을 다양하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한은은 지급 수단의 효율성 여부를 평가하고 사회적 비용 절감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사회적 비용 추정 방법을 연구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