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구호차량 폭격에 인도적 지원도 잠정 중단
2016-09-21 13:33
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현지시간 19일 시리아에서 알레포로 향하던 UN의 물자 지원 차량이 폭격을 당하면서 UN의 인도적 지원도 잠정 중단됐다.
19일 UN 등 국제기구의 차량들은 구호품을 실고 알레포로 이동하던 중 공격을 받았다. 미국을 포함한 연합군이 시리아 정부군 기지를 IS 근거지로 오인해 폭격해 러시아와 시리아 정부가 강력 반발한지 사흘만이다.
국제 적십자사에 따르면 구호품 지원 차량 31대 중 18대가 파손됐고 시리아 아랍 적신월사(SARC)의 고위 관리를 포함해 민간인 약 20명이 사망했다. 이들 차량에 실려 있던 물품은 극심한 물, 식품, 의약품 부족에 시달리는 알레포 동부 주민 25만 명에게 전달될 예정이었다.
미국 측은 이번 공격의 책임이 러시아라고 주장했고 러시아는 이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벤 로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은 20일 “모든 정보들이 이번 구호차량 피해가 공습에 의한 것임을 보여준다”며 “이는 시리아 또는 러시아가 공격을 가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미국과 러시아와의 휴전협정 조건을 언급하며 “적대행위 중단 하에서 러시아는 인도주의적 지원이 이뤄지는 곳에서 공습을 저지시키겠다는 약속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지켜지지 않은 만큼 러시아에 책임이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익명을 요구한 미국 관리들은 사고 당시 두 대의 러시아산 SU024 폭격기가 공중에 떠 있었다고 BBC에 전했다. 이어 관리들은 이번 공격은 너무나 정교하게 이루어져서 시리아군이 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백악관은 구호차량 폭격에 대해 “끔찍한 인도적 비극”이라고 표현했고, 반기문 UN 사무총장 역시 이번 공격이 “야만적이고 의도적인 것으로 보인다”며 강력히 규탄했다.
한편 이번 공격을 둘러싼 갑론을박 속에서도 미국은 시리아 휴전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UN 총회에 참석한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시리아에서의 적대행위 중단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