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공항가는 길', '불륜'과 '위로'의 아슬아슬한 줄타기…김하늘 4년만의 선택은 옳았나

2016-09-21 00:01

김철규PD, 최여진, 강하늘, 장희진, 이상윤, 신성록 (왼쪽부터)이 2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에서 열린 진행된 KBS 2TV 새 수목드라마 '공항가는 길'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아주경제 김아름 기자 = ‘공항가는 길’이 드디어 베일을 벗는다. 4년 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하는 김하늘과 ‘멜로킹’ 이상윤이 애매한 관계로 만난다.

2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 아모리스홀에서는 KBS 새 수목드라마 ‘공항가는 길’(극본 이숙연 / 연출 김철규 / 제작 스튜디오 드래곤)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김철규PD를 비롯해 김하늘, 이상윤, 신성록, 최여진, 장희진 등이 참석했다.

‘공항가는 길’은 인생의 두 번째 사춘기를 겪는 두 남녀를 통해 공감과 위로, 궁극의 사랑을 보여줄 감성멜로 드라마다.

연출을 맡은 김철규PD는 “이 드라마는 사람과 사람간의 관계에 관한 이야기다. 사람과 사람간의 관계가 뭐라고 명확히 규정짓기 힘든 애매모호한 관계들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며 “관계들을 규정짓는 용어가 부족하고 한정적이라는 생각을 늘 해왔는데, 저희 드라마에 그런 관계들이 등장한다. 사람들간의 관계의 복잡미묘한 감정을 섬세하게 접근해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강한 사건을 쫓아가거나 하는 건 아니고, 좀 더 풍부하고 풍성하고 다양한 시각들을 가지게 되고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 PD가 말했듯 ‘공항가는 길’은 최근 드라마 장르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정통 멜로를 표방한다.

그는 “멜로드라마는 과거 가장 많이 제작되고 사랑 받아온 장르였다. 그러나 어느순간부터 방송이나 영화에서 멜로 드라마가 사라지다시피 했다. 극단적인 설정과 자극이 강한 장르적 성격이 강한 드라마와 영화가 점령했는데 우리 드라마는 그와는 다르게 정말 오랜만에 보는 정통 감성르 쫓는 정서적 드라마다”라며 “계절적으로도 정서가 잘 맞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항이란 공간 역시 감성적인 곳이다. 그런 느낌을 영상적으로 섬세하게 표현하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며 “공항은 이별과 만남이 공존하는 곳이라 생각한다. 이중적인 정서를 담아냈다”고 덧붙였다.

사실 ‘공항가는 길’에 쏠리는 시선은 ‘불륜을 다룬 드라마 아니냐’는 것이었다. 극중에서 김하늘 이상윤이 각자의 남편과 아내가 아닌 서로에게 위로를 받는 내용이기 때문에 자칫 ‘불륜’으로 그려지기 쉬운 것.

이 같은 취재진의 질문에 김PD는 “사람이 살다보면 누구나 지치고 힘든 순간이 온다. 위로받고 싶을 때가 오는데 가족내에서 위로받지 못하고 밖에서 위로를 얻는 경우가 많다. 그 인물이 동성일 경우는 문제되지 않지만 이성일 경우는 굉장히 시끄러워진다”면서 “이 관계를 불륜이냐 아니냐를 따진다는 건 사실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드라마에서도 모호하게 김하늘 이상윤의 관계가 처리 돼 있고 애매한 관계로 그려진다. 그 모습을 ‘불륜 아니야?’라고 끊어버리면 이야기의 진전이 없을 것이다. 그냥 두 사람은 애매하고 모호한 관계다. 같은 경우에 처해있는 사람이 어떤 방식으로 위로를 얻는 게 중요한지를 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공항가는 길' 김하늘-이상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공항가는 길’은 김하늘이 ‘신사의 품격’ 이후 약 4년 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하는 작품이자, 결혼 후 처음으로 선택한 드라마다. 그는 극중에서 경력 12년의 부사무장 승무원 최수아 역을 맡았다.

김하늘은 4년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하는 것에 대해 “작품 선택은 결혼과 상관 없다. 감독님 말씀처럼 자극적인 드라마가 많은데, 대본을 보고 신선했다. 이 작품을 만날 수 있다는 게 굉장히 영광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극중 승무원 역할로 빨간색 유니폼을 입고 등장하는 것과 관련해 “처음에 승무원 유니폼이 빨간색이라고 했을 때 생소하고 낯설었다. 그런데 극중 모든 승무원들이 빨간색을 입으니 자신감이 넘쳐 보이고 예버보이더라”며 “제가 ‘신사의 품격’ 때도 빨간색을 입었는데 시청률도 좋았고 반응이 좋았다. 그래서 이번 작품도 긍정적으로 잘 될거라 생각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또 김하늘과 함께 40대의 사춘기를 함께 위로할 건축학과 시간강사 서도우 역을 맡은 이상윤은 “실제 딸이 있어 본적이 없어 간접 경험을 참고했다”며 “실제 자식이 있고 극중 상황들과 맞는 경험을 하시는 분들 입장에서 보셨을 때는 얼마나 공감하실지는 잘 모르겠지만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고 기대를 당부했다.

‘공항가는 길’ 출연진들은 시청률 공약에 대해 “20%가 넘으면 모두 걸그룹 댄스를 준비하겠다”고 말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극중에서 이상윤(서도우 역)의 아내 김혜원 역을 연기하게 될 장희진은 “노력하면서 드라마 찍고 있다. 쉽지만은 않은 캐릭터인데 보시는 분들이 흐뭇하게 볼 수 있게 최선을 다해 만들겠다. 본방사수 해달라”고 인사했다.

선선해진 가을, 정통 멜로 드라마로 안방극장에 따뜻함을 불어넣을 수 있을까. 불륜인 듯 아닌 듯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이어갈 ‘공항가는 길’. 이 드라마를 어떤 시선으로 바라볼지는 시청자들의 몫이다. 21일 오후 10시 첫 방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