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청 성수동 수제화에 ICT 입힌다... "3D 풋스캔에 O2O 연계까지"

2016-09-20 15:00

 

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 국내 대표적인 수제화 집적지인 성수동의 수제화 사업체들이 정보통신기술(ICT) 옷을 입는다.

20일 중소기업청은 서울 성수동 소공인특화센터에서 수제화 소공인 발전방향 논의를 위한 전략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간담회에는 성수동 수제화 소공인 및 관련 전문가가 참석, 소공인의 애로 사항을 듣고 개선 방안을 모색했다.

특히 성수동 소공인 브랜드화를 통한 내수시장 안착과 해외시장 진출 방안도 함께 논의됐다. 성수동에는 수제화 관련 전·후방 사업체 425개 사가 밀집해 있으며, 전체 사업체의 56%인 239개 사가 소공인에 해당한다.

주영섭 중소기업청장은 "개인화 추세가 맞춤형 수제화 시장까지 이어지고 있다. ICT를 활용한 기술 진보로 인해 맞춤형 제품 생산비용이 하락하면서 다품종 소량생산에 적합한 소공인에게는 기회"라고 전했다.

현재 성수동 수제화 소공인의 73.4%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기업으로 업체 간 차별성이 미흡하고, 1995년 설립된 성수동 수제화 공동브랜드인 '귀족' 이후 시장을 선도하는 자체 브랜드는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이날 간담회에서는 소공인이 3D 프린팅 등 신기술과 온·오프라인 연계(O2O) 서비스를 접목해 시장을 선도할 다양한 방안들이 제시됐다.

우선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연구원 출신 조맹섭 박사는 자신이 개발한 3D스캐너(핸드 핼드)와 3D프린팅 기술을 활용한 맞춤형 구두골 기술을 소개하고, 소공인 공동사업에 이 기술을 활용할 방향도 제안했다. 3D 프린팅기술 활용 시 제작 기간을 1개월에서 1일로 단축 가능하다.

O2O 서비스를 통해 소공인 저마진 유통구조를 개선해 나가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OEM 방식은 브랜드 사의 지속적인 원가 절감 압박과 소공인의 저가 수주 경쟁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으므로, O2O 기반의 찾아가는 서비스로 고객층을 성수동에서 전국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아울러 소공인 자체 브랜드 인지도 제고를 위한 마케팅 지원 및 수제화 제작 기술 전수를 위한 지원 필요성과 대응 방안도 함께 논의됐다. 이와 관련해 중소기업청은 성수동 공동브랜드 ‘귀족’의 절반의 성공에 주목해 공동브랜드 사업을 중심으로 △발굴 △성장지원 △해외진출 등 단계별 성장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주요 내용을 보면 숙련 기술 및 품질 수준이 보장되는 소공인을 대상으로 글로벌 역량진단을 하고 우수 소공인을 대상으로 핵심역량, 보완역량 분석 및 맞춤형 컨설팅을 한다.

또 수제화 명품브랜드 육성 및 내수시장을 통한 해외진출 가능성을 검증하기 위한 '브랜드화 지원사업'을 신설한다.

특히 공동 브랜드 개발 및 대외 홍보 중심의 기존 공동브랜드 사업을 보완해 공동브랜드 주관회사가 신사업 활동 및 이해관계 조정까지 참여하는 ‘기업 오가나이져’ 역할을 수행한다. 아울러 3D 프린팅 등 신기술을 접목 한 수제화 분야 스타트업과의 협업을 통해 브랜드 차별화 시도 및 신규 고객층 확보에 나선다.

개별적으로는 희망 업체의 자체 브랜드 고도화를 지원한다. 기업·브랜드 이미지(CI·BI) 및 홈페이지 제작, 전용 판매공간, 홈쇼핑 20초 광고, 론칭 행사비를 지원하고, 신제품 제작 시 소공인 기술개발(R&D)까지 연계한다. 공영홈쇼핑, 소상공인방송 등에 소공인 제품의 판촉․홍보 지원을 위한 전용판매 시간·프로그램 등 중기 유통플랫폼 접근도 확대할 예정이다.

중기청은 국내에서 성공 가능성을 인정받은 공동·개별 브랜드 보유 소공인을 대상으로 집중적인 해외진출 지원도 한다.

‘코리아복합타운’ 조성 등 해외진출 시 수제화 소공인 참여 기회를 준다. 수요조사를 바탕으로 품질과 제품력이 뛰어난 소공인의 우선 참여 기회를 부여하고, 입주공간·규제·판로 등 일괄 지원 체계를 가동한다. 요우커 등 해외관광객이 즐겨 찾는 면세점 및 전통시장 내 미니면세점과 연계해 우수 소공인 제품 판매도 추진한다.

주 청장은 "성수동에 특화된 맞춤형 정책지원 체계 가동을 통해 내수와 수출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강화할 예정"이라며 "신기술과 융합한 소공인이 변화하는 산업생태계에 신속한 적응을 통해 성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