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비리 의혹' 강만수 전 산업은행장 피의자 신분 검찰 출석
2016-09-19 09:47
아주경제 유선준 기자 = 대우조선해양에 부당한 투자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강만수(71) 전 산업은행장이 19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이날 오전 강 전 행장을 서울고검 청사로 불러 조사 중이다.
검찰에 따르면 강 전 행장은 산업은행의 자회사인 대우조선이 주력 사업과 거리가 먼 지인 김모씨의 바이오 업체 B사에 거액을 투자하도록 한 혐의(제3자 뇌물수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강 전 행장이 대우조선에 투자 압력을 행사해 B사에 경제적 이익을 안긴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강 전 행장은 "2011년 부임해 B사에 투자를 검토해 볼 것을 권고한 것은 사실이지만 부정한 청탁이나 강압은 없었다"고 반박하고 있다.
김씨는 2011년 5월 관세청과 관세 부과로 분쟁 중이던 주류 수입업체 D사로부터 조세 관련 공무원에 로비해 주겠다면서 3억2500만원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로 최근 구속기소됐다.
강 전 행장은 당시 D사가 세금을 덜 내도록 세무 당국에 의견을 전한 사실 자체는 인정한 바 있다.
이와 별도로 검찰은 강 전 행장이 자신의 고교 동창인 임우근 회장이 경영하는 한성기업이 산업은행으로부터 거액의 대출을 받게 도왔다는 의혹에 관해 캐내고 있다.
한성기업은 2011년 산업은행에서 180억원의 대출을 받았다. 한성기업의 관계 회사까지 더하면 총 대출액은 240여억원에 달한다.
검찰은 당시 한성기업과 관계 회사들의 신용등급, 재무 여건 등에 비춰볼 때 정상적으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한도보다 더 많은 대출이 집행됐다고 보고 이 과정에서 강 전 행장의 지시나 관여가 있었는지를 수사 중이다.
한성기업은 산업은행에서 대출을 받고 나서 강 전 행장이 대우조선에 투자를 권유한 B사에 5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검찰은 이날 오후 늦게까지 강 전 행장을 조사할 계획이다. 검찰은 강 전 행장을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