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회의장, 첫 순방 마무리…'한미동맹' 재확인 성과
2016-09-18 16:30
현안 둘러싼 여야 입장 조율은 실패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정세균 국회의장이 1주일에 걸친 미국 외교 일정을 마무리했다. 정 의장은 이번 방미를 통해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재확인하고 의회 간 외교채널을 강화하는 등의 성과를 남겼다.
다만 사상 최초로 여야 3당 원내대표들과 동행했음에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등 주요 현안에 대해 접점을 찾지 못한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18일 국회의장실에 따르면 지난 12일 미국으로 출발한 정 의장은 워싱턴 DC와 뉴욕을 거쳐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한국의 날' 행사를 마지막으로 19일 귀국한다. 정 의장은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로 손꼽히는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과의 만남은 물론 미국 의회 인사들과의 면담과 각종 간담회 등으로 꽉 짜여진 일정을 소화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코리아 소사이어티' 특강의 주제 역시 '진화하는 한미동맹과 동북아 평화'였다. 정 의장은 연설에서 "북한의 위협이 상존하는 한 한미동맹은 한국에겐 사활적 요소"라며 "한미 동맹은 안보동맹과 경제동맹을 넘어 글로벌 가치동맹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한미동맹의 과제 중 하나로 동맹의 '격상'을 제안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정 의장은 폴 라이언 미국 하원의장, 낸시 팰로시 하원 민주당 대표 등과의 만남에서도 한미동맹의 강화가 북핵 위기의 해법임을 강조하며 협조를 당부했다.
미국 대선을 앞두고 우려되는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주한미군 철수 언급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의회 간 외교망을 활성화했다는 점도 긍정적인 성과로 꼽힌다.
애드 로이스 하원 외교위원장은 면담에서 정 의장이 미 대선 결과에 따른 변화를 우려하자 "우리가 법을 바꾸는 것이지, 법이 저절로 바뀌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미국 의회가 한미동맹 강화의 기조를 유지하는 한 이를 막을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번 정 의장의 미국 순방은 여야 3당 원내대표들과 동행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사드 배치 문제를 비롯해 세월호 특조위 조사기간 연장, 야당의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추진 등 현안에 있어 여야 간 협치를 이끌어내기엔 역부족이었다는 지적이다.
'사드' 문제의 경우 정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에게 "(사드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당위의 문제라는 인상을 받았다"면서 "대한민국 국민들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자의적 조치를 취할 것이냐 말 것이냐 하는 것을 빨리 결정해야겠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사드 배치 때문에 북한을 압박해야 할 중국, 러시아와의 공조에 균열이 왔는데 결과적으로 도움이 된 것인가 하는 우려가 한국에 있다고 제가 말했고 미국의 한 의장도 (고개를) 끄덕끄덕하더라"면서 "왜 한국에서 사드 배치에 우려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설명하는 기회가 됐다"고 당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여야 3당 원내대표들은 방미 기간 중 현안에 대한 합의를 위한 물밑 시도에 나섰지만 끝내 의견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 원내대표는 이에 대해서도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귀국하면 야권 차원에서 한 번 더 의논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