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소리에도 ‘깜짝’…지진 트라우마 호소

2016-09-15 16:00

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지난 12일 경주지역에 규모 5.1∼5.8 지진에 이어 300차례가 넘는 여진이 발생하면서 지역주민 등이 후유증을 호소하고 있다.

1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번 지진 여파로 성별·연령에 상관없이 집 등이 조금만 흔들려도 '혹시나'하는 공포감과 함께 늦은 밤잠을 자다가도 순간순간 깨는 일이 잦다고 보고했다.

경주 황성동 주민은 “첫날 지진이 이후로도 계속 여진 때문에 신경이 쓰인다”고 말했으며 이번 강진 진앙인 내남면 부지리에 사는 주민들은 “집 바닥이 울렁거리는 것 같아 누워있지 못하겠다”, “작은 소리에도 깜짝 놀라고 신경이 곤두선다”는 등 트라우마를 호소하고 있다.

상가 유리창이 깨지고 제품이 진열대에서 떨어져 피해를 본 상인들도 마찬가지다.

경주 중앙시장 한 상인은 "'쿵'하는 소리만 들려도 심장이 두근두근한다"며 "조금만 흔들려도 상인 모두 서로 얼굴을 쳐다보며 놀라곤 한다"고 말했다.

지진 후유증을 겪는 주민들이 늘면서 신경안정제나 수면제를 사기 위해 약국을 찾는 사람이 크게 늘었다는 설명이다. 정신과 치료를 받은 시민 등도 있다.

경주시내 한 약국 관계자는 "청심환이 평소보다 4∼5배 더 많이 나갔다"며 "남성보다는 할머니, 아주머니 등 여성이 자주 찾는다"고 전했다.

경주와 가까운 포항을 비롯해 대구, 울산, 부산 등에 사는 일부 시민도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지 못하기는 마찬가지다.

추석을 맞아 포항을 찾은 한 30대 여성은 “혼자 살고 계신 시어머니께서 아직도 지진 때 겪은 일을 무서워한다”며 “가끔 속이 메스껍다는 증세를 호소한다”고 말했다.

대구 동구 고층 오피스텔에 거주중인 한 시민은 “지진을 겪은 후로 방에 있기가 겁난다”고 말했다.

정신과 전문의 등은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사라질 수 있다"며 "심하면 전문의를 찾거나 약물치료를 받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