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현대모비스, 완벽 품질로 글로벌 자동차 격전지 중국 사로잡다
2016-09-11 18:00
아주경제(중국 베이징·톈진) 이소현 기자 =“드르륵” 반복적으로 돌아가는 기계음. 분주하게 움직이는 공장사람들. 천장과 지하를 민첩하게 누비는 컨베이어벨트. 지난 9일 방문한 중국 베이징모비스 모듈 3공장의 시간은 꾸준하고 성실하게 흐르고 있었다.
베이징공장은 ‘부품 덩어리’인 3대 핵심모듈(운전석·섀시·프런트엔드)을 생산한다. 한쪽에서는 위에둥(중국형 아반떼 HD)과 랑동(중국형 아반떼 MD)을 옆에서는 싼타페DM, 밍투(중국 전략모델)의 모듈을 조립하고 있었다.
4개 차종이 혼류 생산되기에 혹시나 부품이 섞이지 않을까 싶었지만, 2~3중의 안전장치를 마련해 이종부품 결합방지에 힘쓰고 있다. 지난해 280만대 생산서 불량은 0.00007%(2건)에 불과했고 올해 현재까지 불량은 전무한 상황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모듈은 베이징공장에서는 77m의 터널컨베이어를 타고 현대차 베이징 3공장 의장라인으로 곧장 이동하는 광경을 볼 수 있었다. 부품을 트럭에 실어 공장으로 이동할 때와 달리 42억원 물류비용을 절감한다. 또 효율적인 부품공급으로 차 생산의 조립 속도를 높여 기존 1·2 공장 보다 1.5배 많은 연간 45만대를 생산할 수 있다.
윤여성 베이징모비스 법인장은 “현대·기아차와는 바늘과 실의 관계로 현대모비스가 선행에서 품질을 책임지지 않는다면 현대·기아차의 품질도 개선될 수 없다”며 “최근 중국시장에서 좋은 실적은 현대모비스가 완벽한 품질을 위해서 사전에 검증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했다.
지난 8일 방문한 톈진모비스 공장은 시끌벅적한 일반 부품공장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전 세계에서 가장 깨끗한 공장”이라는 자신감은 예삿말이 아니었다. 민감한 전장부품을 생산하기 때문에 공장 내부는 병원의 무균실을 연상시킬 정도로 쾌적했다. 완벽 품질을 위해 작업자들의 복장은 물론 바닥도 특수처리를 통해 작은 정전기도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톈진모비스 1만4000㎡규모 1공장에서는 오디오와 AVN(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을 생산하는 33개 라인, 1만㎡규모 2공장에서는 에어백제어장치 등 메카트로닉스 제품을 생산하는 19개 라인이 고요함 속에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최근 자율주행차, 친환경차 개발이 본격화되면서 톈진모비스는 글로벌 자동차 전장부품 생산의 전략기지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1공장에서 제작되고 있는 D-오디오는 스마트폰 사용자가 많아지면서 인기 전장부품으로 등극했다. 이준형 텐진모비스 생산관리부장은 “스마트폰과 미러링 기능을 지원해 스마트폰 편의기능을 오디오를 통해 이용할 수 있다”며 “내비게이션을 장착할 필요가 없어 제품 가격을 낮출 수 있는 게 장점이라 최근 출시된 북경현대 링동, 밍투 등과 동풍열달기아의 니로에도 적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톈진모비스는 현대기아차의 의존도를 벗어나 비계열 물량을 점차 늘려갈 계획이다. 실제 매출 일부는 해외 완성차(9%), 해외 현대기아차 법인(13%)에서 발생하고 있다.
문경호 톈진모비스 법인장은 “현대기아차는 물론 미국 GM, 프랑스 푸조시트로엥 등에 전장부품을 공급하고 있다”며 “최근 자율주행차, 친환경차 개발이 본격화되면서 전장부품 역할이 증가하면서 미래 먹거리를 만들어 중국시장을 커버할 것”이라고 말했다.
◆ 현대모비스, '품질'로 세계 車 격전지 '중국' 경쟁력 견인
중국 자동차 시장은 2009년부터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우뚝 섰다. 잠재력도 무궁무진하다. 지난해 말 기준 자동차 등록대수가 1억7000만대 수준인 반면 운전면허증 보유자는 3억3000명으로 2배가량 많다.
이에 현대모비스도 글로벌 완성차업체와의 경쟁에서 품질과 속도, 가격 경쟁력까지 갖추기 위해서 최근 자율경쟁을 강화해 ‘독립채산제’로 운영을 하고있다. 각 법인이 ‘각재도생’ 구조로 독자적으로 생산계획을 수립, 판매하고 이익도 가지고 가는 시스템이다.
베이징모비스는 지난해 설립 이래 처음으로 매출이 8.3% 줄어든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올해는 주춤했던 성적을 10% 끌어올려 624억 위안(10조3100억원) 가량 매출을 달성할 계획이다. 톈진모비스는 비계열 부문 전장부품 수주를 통해 '2018년 매출 1조원 달성' 목표를 세웠다.
윤 법인장은 “매일이 전쟁이다. 중국 소비자 마음을 얻는 동시에 글로벌 완성차, 현지 업체와 이중으로 경쟁한다”며 “현대모비스가 글로벌 톱 5에 오르기 위해서는 ‘품질’ 최우선 전략을 승부수로 띄워야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