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럴해저드' 빠진 액토즈소프트, 中 샨다 불법행위에도 '모르쇠'
2016-09-11 11:51
'미르의 전설' 공동 저작권을 가진 액토즈가 샨다의 IP에 대한 불법행위를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위메이드를 상대로 한국과 중국 법원에 액토즈가 저작물 사용금지가처분 신청을 내 '미르의 전설' 수익배분률을 주장하고 나오면서 위메이드의 중국 사업(킹넷과 최소보장수익 300억원 규모 IP 제휴 계약)을 의도적으로 봉쇄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과거에도 액토즈가 위메이드에 이번과 유사한 가처분을 신청했으나, 재판상 화해를 통해 기존 퍼블리싱 계약 관계를 그대로 인정한 바 있다. 또 이후에도 여러 건에서 이 룰이 적용, 선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액토즈가 다시금 수익배분률을 들고나온 셈이다. 이에 한편에서는 액토즈가 모회사인 중국 샨다의 이익을 고려해 국내 게임사인 위메이드의 중국 내 IP 사업을 가로 막고 있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 中 샨다게임즈 불법 행위에도 '모르쇠'
액토즈가 샨다게임즈 불법 행위에도 나몰라라로 일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샨다는 '미르의 전설' IP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중국 게임에 대한 로열티를 30여 곳에서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르 웹게임 관련 로열티를 샨다가 가져가고 위메이드는 물론이고 액토즈도 못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미르의 전설2'와 '미르의 전설3'는 위메이드와 액토즈가 공동 저작권을 가지고 있다. 샨다는 과거 위메이드가 만든 ‘열혈전기’와 ‘전기3’에 대한 중국 내 퍼블리셔이고, 퍼블리싱 권한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샨다는 위메이드와 액토즈의 동의 없이 직접 라이센스를 팔고 웹게임을 만들고 있다. 또 위메이드와 액토즈의 허락 없이 만들 수 없는 '전기영항' 등 PC게임이나 '전기3 모바일', '전기세계 모바일' 등 다른 IP 게임을 생산했고 차이나조이 부스에도 출품했다.
위메이드와 샨다의 악연은 지난 2001년 중국에서 '미르의 전설2' 퍼블리셔 역할을 샨다가 맡으면서 비롯됐다. 2004년에는 샨다가 '미르의 전설' 공동 저작권을 가진 액토즈를 인수하면서 분쟁은 격화됐다.
이에 위메이드는 불법행위에 대해 ‘샨다는 권한이 없다’, ‘위메이드에게 로열티를 지급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고, 액토즈에도 샨다의 로열티 내역을 확인해달라고 요청했다.
위메이드 관계자는 "액토즈의 답은 ‘모른다’였다. 샨다와 액토즈 대표가 같은데 아예 모른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액토즈와 주주가치를 생각한다면 샨다에게서 못 받은 금액만 받아도 굉장히 클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5월 액토즈가 마썽밍(Ma ShengMing) 대표이사 체제에서 장잉펑(Zhang YingFeng) 대표이사 체제로 변경, 현재 샨다와 액토즈 대표는 같다.
액토즈 관계자는 "로열티 관련 액토즈의 직접 관여는 없다. 로열티를 다 내놓으라는 위메이드와 샨다 간 입장 차가 있다. 우리도 받아야 되는 입장이다. 샨다도 잘못한 부분은 있다. 소송 중이니 결과를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 4000만원 횡령 경영진 물갈이... 中 파벌싸움
샨다 대표이면서 액토즈 수장인 장잉펑(Zhang YingFeng) 대표가 샨다 경영권 장악 의도로 경영진도 물갈이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내홍의 발단은 이사진이 업무와 무관한 목적으로 4000만원 상당(자기자본 대비 0.04%)의 법인카드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형사 고발에 나서면서다.
액토즈 측은 사내이사직에서의 자진 사퇴 및 해당 금액에 대한 반환 요청을 했고, 사내이사 야오리(YaoLi)(2392만원)와 장진(ZhangJin)(1985만원)을 배임 혐의로 고발했다. 다만 야오리와 장진의 빈자리를 시에페이 샨다 공동 대표가 자리를 메우면서 의혹이 불거졌다.
액토즈는 지난달 19일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샨다 공동 대표인 시에페이(Xie Fei)와 아이덴티티모바일 대표 천둥하이(Chien Tunghai), 샨다 법무담당 마하오광(Ma Haoguang)을 각각 이사로 선임했다.
업계 관계자는 "4000만원 수준의 법인카드 사용을 이유는 이사진 교체를 위한 ‘꼬투리’로 보인다. 액토즈 내 샨다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액토즈가 위메이드를 상대로 한 가처분 신청은 샨다와 위메이드 간 소송(로열티 등)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즉 샨다와 위메이드가 싸우니까 지금까지 하지 않았던 수익배분률을 들고 나온 것이라는 주장이다. 특히나 중국서 샨다가 이익을 독점하기 위해 위메이드의 계약을 방해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액토즈 측에서는 지난 6월 말 위메이드가 중국 게임사 킹넷과 최소보장수익 300억원 규모의 '미르의전설2' IP 제휴 계약에서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는 이유에서 저작권법에 위반된다며, 수익 배분율 조정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위메이드 측은 그간 IP 사업에 관해 액토즈와 협의했으나, 액토즈의 무대응을 통해 계약을 놓친 경우가 있어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 통보를 택했다고 한다.
위메이드 관계자는 "킹넷 외 중국 게임사와 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액토즈의 사전 동의를 공문(4월 말)으로 요청하기도 했으나 대답이 없었다. 되레 계약 상대방에 샨다의 경영진이 그 회사에 가서 협박했다는 얘기도 있다"며 "더는 액토즈에 알리는 것이 합의 성립에 방해된다고 생각했고 그 이후부터는 계약을 체결하고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저작권법 48조 등에 따르면 양사에 공동으로 이익이 된다면 체결 후 통보는 합법이며 중국에도 같은 법이 있다. 게다가 연에 100억씩 최소 300억의 이익이 생긴다.
위메이드 장현국 대표는 "액토즈가 생각하는 수익배분율 5:5가 맞다면 액토즈가 샨다에게 말해 지금 안 주고 있는 웹게임 로얄티를 받아다가 위메이드에 줘야한다"며 "액토즈와 위메이드는 분쟁할 게 없다. 샨다의 말도 안 되는 주장에 발목을 잡혀서 정체된 이 상황을 푸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