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영 환구시보 "북한 제고집만 부려, 핵실험 북중관계 도움 안돼"

2016-09-09 14:13
전문가 발언 인용해 "북한, 중국 고려 안하고 고집 부려"
미국에 대한 불만도..."北 도발행위 모두 미국 향한 것"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인근에서 인공지진으로 추정되는 규모 5.3의 지진이 발생, 북한이 5차 핵실험을 단행했을 가능성이 제기된 9일 오전 서울역에서 군인과 시민들이 관련 뉴스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9일 오전 9시께 북한 풍계리 인근에서 인공지진이 발생해 핵실험 단행 의혹이 제기된 대해 중국이 관영언론을 통해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9일 오전 중국 내 한반도 전문가의 발언을 인용해 "북한이 또 다시 핵실험을 단행한 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최근 냉각기류가 흐르고 있는 중국과 북한 관계 개선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내용의 기사를 내보냈다.

환구시보는 북한에서 이날 5.3규모의 인공지진이 발생했고 진동이 중국의 북중 접경지역인 옌지(延吉), 훈춘(琿春) 등 일대에서도 진동이 느껴졌다며 이를 두고 북한이 제5차 핵실험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또, 중국 내 한반도 문제 전문가인 뤼차오(呂超) 랴오닝성 사회과학원 연구원의 인터뷰 내용을 인용해 "북한이 앞서 중국과의 관계개선과 제재 취소를 원한다는 뜻을 내비쳤지만 이번에 다시 핵개발에 속도를 올리면서 중국과 북한 관계 개선의 기회가 사라졌다"면서 "북한이 중국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자기 고집만 부리고 있다"고 불편한 심기를 표출했다.

이와 동시에 이러한 북한의 도발이 미국으로부터 시작됐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뤼 연구원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핵실험 추진 등은 모두 미국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 집권 이후 북한과의 접촉이 없고 최근 미국과 한국이 한반도 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를 결정한 것이 북한을 강하게 도발했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북한에게 불리한 정세를 모두 미국이 조장했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북한의 최종목표는 미국과의 대화로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2일까지 한반도 전시 상황을 가정해 실시한 한-미 합동군사훈련 을지프리덤가디언(UFG)도 북한에 상당한 압박을 줬다고 뤼 연구원은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달 23일 자성남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대사는 유엔 안정보장이사회 8월 의장국인 말레이시아의 람란빈 이브라힘 대사에게 서한을 보내 "UFG는 한반도를 전쟁 직전으로 몰아넣는 행위"라며 강력하게 반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