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테러 15년, 뉴욕 세계무역센터 건물 결국 매물로

2016-09-08 05:56
20% 공실률에 재정압박 못 견뎌···50억달러 예상

[사진=CBS 뉴스 화면 캡처 ]


아주경제 워싱턴특파원 박요셉 기자 =2001년 미국 9/11 테러 사건 후 15년이 지나 새로 완공된 뉴욕 세계무역센터(1 World Trade Center) 건물이 누적된 손실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매물로 나올 전망이다.

CBS 방송 및 크레인스 뉴욕 등 지역 언론들은 뉴욕뉴저지항만청(The Port Authority of New York & New Jersey)이 재정압박에 따라 세계무역센터 빌딩을 부동산 시장에 내놓을 예정이며 예상 판매가격은 50억 달러로 추산한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미 부동산 업계에서는 엄청난 가격 때문에 이 건물이 실제로 거래가 성사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테러로 무너진 후 새로 지은 이 건물은 미국이 영국으로부터 독립했던 해를 나타내는 1,776 피트 높이로 미국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다. 또한 연면적 300만 평방피트의 거대한 건물이지만 현재 임대율이 80%에도 못 미침에 따라 누적되는 손실을 감당하지 못해 시장에 나오게 된 것이다.

이 건물의 높은 공실율에 따라 수입은 1300만달러에 불과하고 투자수익률은 0.35% 밖에 되지 않는데 이는 물가상승률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뉴욕뉴저지항만청에서는 이 건물을 내년 중 매물로 내놓아 50억달러에 매각하기를 희망하고 있지만 이는 미국 사무용 빌딩 매매 사상 최고가에 해당돼 쉽게 팔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이 건물을 매입할 가능성이 있는 기관으로는 미 교원공제관리기금(TIAA), 캘리포니아 사모펀드 (CalPERS) 등의 단독매입 또는 기관투자가들의 컨소시엄 가능성 등이 거론된다.

특히 브렉시트 이후 런던 부동산 시장의 정체로 인해 안정적인 수익을 원하는 외국인 기관투자가들의 매입 참여 가능성이 제기된다.

외국 기관투자가들은 실버스테인 부동산(Silverstein Properties), 브룩필드(Brookfield Properties) 등 뉴욕의 제법 규모가 있는 부동산 투자회사들과 컨소시엄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누가 매입하든 더스트 오가니제이션(Durst Organization)이 보유하고 있는1억달러에 이르는 채권를 인수해야 한다. 이는 2019년까지 100% 임대 완료를 전제로 하는 일종의 채권 인수에 해당한다.

한편 미국 정부는 이 건물을 외국인이 사들일 경우를 우려하고 있다. 그 이유는 9/11희생을 추념하는 빌딩의 건설 의미가 퇴색할 수 있으며 희생자 가족들의 반발도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한 미 정부 입장에서는 함께 조성한 고급 쇼핑몰은 남겨둔 채 가장 덩치가 크고 기념물적 의미를 가진 사무용 건물을 매각하려는 것에 대한 비판적인 여론 역시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