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 판결 거론안하는 아세안 정상회의 "중국 외교의 승리"
2016-09-07 14:18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정상회의 의장성명에 남중국해 영유권에 대한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 판결이 거론되지 않을 것으로 확실시 되고 있다. 아세안 국가를 상대로 한 중국의 외교전이 승리를 거뒀다는 평가다.
7일 홍콩 명보에 따르면 오는 8일 발표될 아세안 정상회의 의장성명 초안에는 지난 7월 중국·필리핀의 남중국해 영유권에 대한 PCA 판결 내용이 다뤄지지 않았다.
또 “(남중국해 지역에서) 진행 중인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인공섬 매립등 관련 행위에 우려를 표명한다”, "이는 상호 신뢰에 영향을 주고 역내 긴장을 고조시키는 것으로 역내 평화 안전 안정을 깨뜨릴 수 있다”는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 직접적으로 중국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이에 대해 태국 방콕포스트는 6일 "중국 외교의 승리"로 중국의 아세안에 대한 영향력을 알 수 있다고 전했다.
본래 이번 아세안 정상회의 기간 미국과 일본은 중국을 상대로 지난 7월 PCA가 내놓은 남중국해 판결을 수용하라고 압박할 것으로 예상됐다.
말레이시아 한 야당의원도 “대다수 아세안 국가들은 중국과 필리핀간 남중국해 분쟁에 개입하지 않고 싶어하는 게 사실이다”며 “아세안이 미·중 패권다툼의 전쟁지가 되지 않도록 아세안 지도자들은 공개석상에서 단결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로써 중국은 앞서 항저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이어 아세안 정상회의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게 됐다.
리커창 중국 총리는아세안 정상회의 참석차 지난 6일 라오스를 공식방문해 3박 4일간의 일정에 돌입했다. 리 총리는 중국·아세안 정상회의, 아세안+3(한국·중국·일본) 정상회의에 참석해 중국-아세안 지역과의 협력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어 한국·미국·중국 등 총 18개국이 참여하는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도 참석한다.
이밖에 올해 수교 55주년을 맞이한 중국·라오스 양국은 리 총리의 방문을 계기로 전면적 전략협력 파트너 관계를 촉진하고 각종 협력문건을 체결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