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金섬’ 꿈꾸는 ‘곰섬’, 전국최고 우뚝

2016-09-07 08:06
- 1990년대까지 바지락 등으로 부자마을 일구다 ‘개발’ 밀려 쇄락
- 공동체 꾸리며 부활 시작…자율관리어업공동체 ‘전국 1위’ 뽑혀

▲다시 ‘金섬’ 꿈꾸는 ‘곰섬’, 전국최고 우뚝(해삼 전용 인공어초에 해삼이 붙어 있는 모습).[사진제공=충남도]


아주경제 허희만 기자 =개발에 밀려 쇄락하던 어촌 마을이 공동체를 회복하며 ‘금(金)섬’이라는 화려한 옛 명성을 되찾고 있다.

 충남 태안군 남면 신온3리 ‘곰섬’ 마을 이야기다.

 도 수산관리소에 따르면, 곰섬은 1980∼1990년대 전국 최고 바지락과 김 양식으로 유명했다.

 이 시기 곰섬은 바람만 한 번 불면 ‘곰’의 모음 ‘ㅗ’에서 ‘ㅣ’ 획이 날아가 ‘금섬’으로 바뀐다며 이웃 마을의 시기와 부러움을 한 몸에 샀다.

 그랬던 부자마을 곰섬이 쇄락하기 시작한 것은 개발 바람이 불어 닥치면서부터다.

 천수만 A·B지구 간척 사업 시작과 함께 물의 흐름이 바뀌며 김에 질병이 발생하고, 주변에서 잇따른 포구와 다리 건설로 바지락 양식장은 모래밭으로 변하면서 곰섬은 속절없는 내리막길을 걸어야 했다.

 곰섬이 다시 부활의 날개를 펴기 시작한 것은 도 수산관리소의 도움을 받아 자율관리어업공동체를 꾸리면서다.

 곰섬은 지난 2009년 주민 5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자율관리어업공동체를 만들어 ‘함께 가꾸고 함께 나누는’ 사업을 펴기 시작, 이듬해 12월에는 공동체를 기반으로 영어조합법인을 설립했다.

 곰섬 공동체는 황폐화된 양식장을 황금어장으로 되돌리기 위한 작업을 우선 추진했다.

 이미 기반을 잃은 김 양식을 해삼으로 대체, 2012년부터 바다에 해삼이 살 수 있도록 돌을 넣고, 해삼 전용 인공어초를 투입했다.

 지난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투입한 어초와 돌은 2만 5000톤을 넘는다.

 도에서도 자율관리어업 육성 지원 사업으로 2014년부터 올해까지 2억 4000여만 원을 지원, 해삼 양식장 투석과 종묘 방류를 돕고 있다.

 곰섬 공동체는 이와 함께 지난해 인공어초 1000개 투입과 해삼 종묘 7만 5000마리를 입식한 ‘해삼 종묘 육성 양식 시범 사업’을 도 수산관리소와 함께 하고 있으며, 해삼 자연 산란장 시범 사업도 펼쳤다.

 지난 2013년부터 최근까지는 60톤에 달하는 바지락 종패를 살포하고, 지난 2012년에는 개조개 시범양식으로 종묘 5만 마리를 방류했다.

 어초 설치 및 종묘 방류 사업과 더불어 어장 정화 작업도 실시했는데, 패류의 천적인 불가사리를 연간 10톤 씩 이상 잡아 없애고, 어장 및 해안가 청소를 통해 연간 80톤 가량의 쓰레기를 치웠다.

 곰섬 공동체는 여기에 더해 조합원끼리 바지락은 3.5㎝ 이상, 해삼은 20㎝ 이상만 채취키로 하고, 1인당 바지락 생산량도 30kg으로 제한했다.

 패류어장 4곳은 1년 주기로 어장 휴식년제 도입을 추진한다.

 관광객이 많은 지역 특성을 감안해서는 각 어장에 열 영상카메라와 레이더스캐너, 야간감시등 등 불법 어업 예방 및 도난 방지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같은 노력으로 곰섬 공동체의 수익은 상승곡선을 타기 시작했다.

 해삼의 경우 지난 2012년 1억 7096만 5000원에서 지난해 3억 9870만 5000원으로, 바지락은 1억 8250만 8000원에서 지난해 1억 9528만 8000원으로 늘었다.

 지난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는 조합원 1인 당 매년 150만 원 씩 배당금도 지급했다.

 곰섬 공동체는 특히 최근 열린 해양수산부 2016년 자율관리어업공동체 평가위원회에서 전국 1119곳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으며, 충남에서는 처음으로 전국 1위인 최우수 공동체로 이름을 올리는 결실을 맺었다.

 곰섬 공동체는 앞으로 바지락 해감장을 만들고, 바지락 판매 스마트폰 어플 개발, 전국 직거래 판매망 구축, 해삼전용 인공어초 집중 시설로 자연산란장 조성과 더불어 중국관광객을 위한 야생 해삼 견학코스 개발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도 수산관리소 관계자는 “곰섬 공동체는 초기 경험 부족 등으로 갈등과 시행착오를 겪어 왔으나, 공동체 의식을 높이고 수익을 창출하며 전국 최고로 우뚝 설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지원을 통해 곰섬이 더욱 발전해 나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