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면) 청와대 "송희영, 지난해 청와대에 대우조선해양 연임로비" 역공

2016-08-30 13:37
청와대, 우병우 거취 논란에는 "달라진 게 없다" 선 그어

[사진=연합뉴스]


아주경제 주진 기자 =‘우병우 의혹 파동’과 관련된 특별감찰관과 언론사 고위간부가 줄줄이 사퇴하면서 결국 핵심당사자인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만 남게 됐다.

지난 29일 사표를 제출한 이석수 특별감찰관은 퇴근길에 취재진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자리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 적절한 게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검찰 수사도 앞두고 있는데 일반 시민 입장에서 봐도 그렇다"고 말했다.

이 감찰관의 사표 제출을 두고 검찰 특별수사팀의 청진동 특별감찰관실 사무소와 자신의 휴대전화 등 고강도 압수수색에 대한 대응 차원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우 수석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검찰 수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민정수석직을 내려놓고 ‘자연인’으로서 조사를 받으라는 압박으로 해석됐다.

야권은 물론 여권 내부에서도 검찰 수사의 공정성과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며 우 수석의 사퇴를 강력하게 촉구하고 나섰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30일 "수사대상이 되자 이석수 특별감찰관은 '정상적 직무수행을 할 수 없다', '자연인으로 돌아가 수사받겠다'고 사퇴했는데, 역시 같은 수사대상인 우 수석은 또 버티기로 일관하고 있다"며 "버티기, 물타기라는 신종 막장드라마 소재가 국민을 짜증나게 하고 있다. 이제 또 어떤 새로운 통치수법이 나타날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우 원내대표는 "이 감찰관은 사퇴하고 우 수석은 왜 안하는지 우 수석이 직접 해명해야 한다"며 "정치적으로 노회한 물타기와 버티기의 뒤에 누가 있는지 답답할 노릇"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청와대는 이날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의 폭로로 '호화 외유' 의혹이 불거지자 주필직을 사퇴한 조선일보 송희영 전 주필이 "대우조선해양 고위층의 연임을 부탁하는 로비를 해왔다"고 새로운 사실을 폭로하며 국면 전환을 꾀하고 나섰다. 정권을 흔드는 '부패 기득권 세력'과의 전쟁이라는 프레임 짜기로 읽히는 대목이다.

청와대는 검찰의 수사 착수 이후 말을 아껴왔으나, 야권에서 송 전 주필 의혹을 놓고 '우병우 수석 의혹 물타기'라는 비판이 제기되자 재차 정면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청와대는 송 전 주필 '호화 외유' 의혹 폭로와 관련한 청와대의 기획설에 대해 "근거도 없이 문제의 본질을 덮으려는 시도"라고 강력히 반박하면서 송 전 주필과 조선일보에 대한 의혹이 철저히 규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청와대 기획설은 근거도 없이 상상력을 동원해 문제의 본질을 덮으려는 시도"라며 "아무 근거도 없는 말도 안 되는 얘기이며 문제의 본질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우 수석 거취 논란과 관련해서도 “달라진 게 전혀 없다”며 선을 긋고 나섰다.

정연국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석수 특별감찰관의 사표 제출과 송희영 조선일보 주필의 보직해임이 우 수석 거취에 영향을 미치느냐는 물음에 이같이 답한 뒤 "알려드릴 게 있으면 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정 대변인은 이 특별감찰관의 사표 처리에 대해서도 "알려드릴 일이 있으면 알려드리겠다"고만 밝혔다.

청와대 한 참모는 "이 감찰관과 우 수석 문제는 별개"라며 "이 감찰관은 감찰 유출 의혹으로 압수수색을 받다가 사표를 낸 상황이고, 우 수석은 본인 직무가 아니라 가족들에 대한 무차별 의혹 제기다. 우 수석 거취가 현 상황에서 달라질 것은 없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