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연인-보보경심 려' 이준기, 싸늘해도 정이 간다

2016-08-30 09:59

[사진=SBS 방송 화면 캡처]

아주경제 김은하 기자 = 이준기가 만인의 연인으로 등극할 시동을 걸었다.

지난 29일 첫 방송한 SBS 월화드라마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에서 태조 왕건의 4황자 왕소로 분한 이준기는 등장부터 카리스마가 넘쳤다. 어머니의 손에 얼굴의 상처를 얻어 버림받은 채 소년 시절을 보낸 왕소는 끊임없이 살해당할 뻔했고 살기 위해 차갑고 잔인한 남자가 됐다. 나례연에 참석하기 위해 오랜만에 송악에 온 그의 눈빛에는 고향으로 돌아왔다는 설렘이 어렸다. 이준기는 큼직한 움직임 없이 왕소의 심경을 시청자들에게 전달하며 극의 서사를 높였다.

다수의 사극을 이끌어 온 경험이 '달의 연인'에서도 빛을 발했다. 특히 이번 드라마에서는 캐릭터의 감정변화를 이준기가 짧은 장면 속에서 연기로 극대화 시킨 것이 눈길을 끈다. 친모인 충주원 황후 유씨(박지영 분)와의 재회는 왕소의 기대와 다르게 냉랭한 바람뿐이었다.

뿐만 아니다. 정윤이자 1황자인 무(김산호 분)가 암살 위협을 받고 있으니 나례연에서 무 행세를 하며 방상시를 맡으라는 제안에도 기꺼이 응했다. 송악에 살게 해달라는 조건이 있었지만 오래도록 가족을 그리워한 왕소이기에 형님을 지키고 싶은 마음이 컸다. 나례연 중 암살자들의 공격에 부상을 입었지만 아버지인 왕건은 눈 앞의 왕소보다 큰아들 왕무의 안위를 쫓는다. 칭찬을 해줘도 모자를 상황에 따스한 한마디 없는 차별에 또 한번 상처받는다.

그럼에도 지금 그가 바라는 것은 단 하나, 송악에 가족들과 머무는 것이다. 형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곁눈질로 아우들을 보며 속으로 흐뭇해하고 아무리 냉대받아도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자신을 외면했던 아버지의 자랑스러운 아들이 되고 싶은 것이다. 그러니 시청자들은 이 사연 많은 황자를 외면할 수 없다. 더구나 이준기의 연기와 왕소 캐릭터가 만나 서사가 더욱 풍부해졌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