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하의 갤럭시노트] '달의 연인' 시청률 꼴찌로 출발 '그럴 줄 알았다'
2016-08-30 09:53
드라마는 개기일식 날 물에 빠져 10세기 고려 소녀 해수(아이유 분)의 몸에 들어간 입게 된 진 21세기 현대여성 고하진(아이유 분)을 주인공으로 한다. 제목에 ‘려’는 고려시대를 뜻한다. 고려 초기 태조 24년(941)을 배경으로 떨어진 현대 여성의 고군분투 적응기가 작품 초반의 관전 포인트다.
결혼을 통해 호족을 흡수했던 태조에게는 25명의 아들과 9명의 딸이 있었다. 그중 8명의 왕자와 1명의 공주가 작품의 축을 이룬다. 역사에 관심 없는 시청자는 쏟아지는 캐릭터와 그들의 얽히고설킨 관계에 머리가 지끈거릴 수 있겠다. 기자도 그러했다.
그래서 SBS는 한국사 스타 강사 설민석을 내세워 고려사를 재밌고 쉽게 풀어낸 영상을 공개했다. 드라마 보는데 강의까지 들어야 하느냐고 묻는다면, 공들여 찍은 작품을 즐기는 데는 공이 필요하다고 답하고 싶다.
‘그 겨울, 바람이 분다’ ‘괜찮아, 사랑이야’로 연출력을 인정받은 김규태 감독은 사극에서도 여지없지 자신의 장기를 풀어놓는다. 캐릭터의 감정을 여과 없이 보여주는 정면 클로즈업이 그렇다. 하지만 조인성(‘그 겨울, 바람이 분다’ ‘괜찮아, 사랑이야’ ), 송혜교(‘그 겨울, 바람이 분다’), 공효진(‘괜찮아, 사랑이야’)보다 연기에 미숙한 출연자들이라 종종 뮤직비디오처럼 보인다. 아이유, 그룹 엑소 멤버 백현이 나올 때는 특히 그렇다.
미술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 화려하고 휘황찬란한 의복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남녀가 함께 혼욕을 즐기는 고려 특유의 문화도 놓치지 않고 풀어냈다. 드라마에 나오는 나례 연(무속신앙과 관련이 있는 국가 행사. 나쁜 귀신을 몰아내는 새해맞이 축제)의 수준은 영화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