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사망설’ 최초 유포자는 미국 거주 30대 일베 회원

2016-08-25 12:59

아주경제 조득균 기자 = 경찰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74)의 사망 발표설을 최초 유포한 30대 남성을 지명수배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이건희 회장이 사망했다는 글을 인터넷에 게시한 혐의로 미국에 거주 중인 최모(30)씨를 입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수배했다고 25일 밝혔다.

최씨는 지난 6월 29일(한국시간) 오후 7시 55분께 극우 성향 인터넷커뮤니티로 알려진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 게시판에 '[속보] 이건희 전 삼성 회장, 29일 오전 사망'이라는 글을 올린 혐의를 받는다.

최씨는 이 글에 '아시아엔'이라는 인터넷 언론사가 이 회장이 사망했다고 2014년 보도했던 기사의 캡처 화면에서 사망일자와 보도일자만 바꾼 그림 파일도 첨부했다.

이 같은 논란이 확산되자 삼성그릅의 주가는 요동쳤고, 삼성전자 측은 이 회장 사망설을 전격 부인하며 지난달 초경찰에 수사의뢰 진정서를 냈다.

경찰은 이 파일의 유포 경로를 역추적하는 과정에서 일베의 서버를 압수수색해 최씨가 이 회장의 사망 조작 기사를 처음으로 게시한 것을 확인하고 피의자로 특정했다. 최씨는 15년전 미국으로 출국한 뒤 아르바이트 등으로 생계와 학업을 유지해 온 일반인으로 알려졌다.

최씨는 이전에도 올해 4∼5월 '야 XX 이건희 사망했다 속보다', '[속보]이건희, 한방의학으로 소생' 등 이 회장의 생사와 관련한 글을 두 차례 더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4월에 올린 글에는 삼성전자 주가·거래차트를 함께 게시했다.
 
최씨 이번 사건 외에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세월호 참사 등 사회적 관심사를 주제로 합성사진을 제작해 일베 등 사이트에 다수 게시한 사실이 드러났다.
경찰은 미국에 머물고 있는 최씨에게 이메일, 국제우편 등 방법으로 출석을 요구했으나 응하지 않자 지명수배를 내렸다. 미국 현지 경찰과 공조 여부도 검토 중이다.

경찰 한 관계자는 "최씨가 수사팀과 통화에서 진술을 계속 번복하고 있다"며 "주가 차익을 노리고 저지른 계획된 범행인지, 외부 세력이 개입했는지 등 사안을 명확히 규명하고자 최씨를 수배조치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