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 내전 종지부? 콜럼비아 평화협정 타결

2016-08-25 13:46

 

콜롬비아 정부와 최대 반군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은 24일(현지시간) 쿠바 수도 아바나에서 52년간 계속된 내전 종식을 위한 최종 평화협정안에 합의했다. 양측이 합의한 평화협정안은 의회의 동의와 국민투표를 통한 인준 절차를 남겨놓고 있다.
사진은 콜롬비아 정부측 협상대표 움베르토 델라 칼레(오른쪽)와 FARC 협상대표 이반 마르케스가 이날 평화협정안에 사인한 뒤 악수하는 모습. 가운데는 브루노 로드리게스 쿠바 외교장관. [사진=AP=연합 ]


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 "전쟁은 끝났다. 이제 평화에게 기회를 주자" 무려 반세기를 이끌어왔던 콜롬비아 내전의 끝이 보이고 있다. 콜롬비아 정부와 최대 반군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이 평화협정을 체결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들이 24일(이하 현지시간) 일제히 보도했다.

FARC는 콜롬비아 최대 좌익 게릴라 조직이다. 이들은 사회주의 정권 수립을 목표로 내걸고 1964년에 설립했다. 그러나 이후 마약조직과 연계해 세력을 늘리기도 하고, 납치 등의 범죄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기도 하면서, 콜롬비아내에서 이들에 대한 여론이 악화돼왔다. 조직원은 2000년에는 2만명 정도까지 달했지만, 정부의 소탕작전으로 최근에는 7000명 정도로 줄었다. 

콜롬비아에서는 정부와 FARC의 내전은 지난 반세기 동안 26만명에 달하는 사망자, 4만5000명 실종자, 680여만 명의 이재민을 만들어내면서 콜롬비아의 치안, 경제를 모두 피폐하게 만들었다. 

이번 평화협정은 지난 2012년 11월 쿠바의 하바나에서 시작됐다. 쿠바와 노르웨이의 중개하에서 시잔된 논의는 무려 3년 9개월만에 타결에 이른 것이다. 앞서 올해 6월에는 정전에 합의했다. 그 뒤부터는 반군의 정치참여와 사회복귀 등 세부사항에 대한 막바지 타협을 진행해왔다. 

콜롬비아의 후안 마누엘 산토스 (Juan Manuel Santos) 대통령은 평화협정에 대한 찬반여부를 둘러싼 국민투표가 오는 10월 2일 치러질 것이라고 발표했다. 산토스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오늘은 전쟁의 고통과 비극, 아픔이 끝나는 날이다"라면서 "협상을 참을성 있게 기다린 국민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대표단 역시 공동 성명에서 "콜롬비아 정부와 FARC가 내전을 끝내고 안정적으로 계속될 평화를 위한 최종적이고 확정적인 합의에 도달했다"고 확인했다.

이반 마르케스 반군측 협상 대표는 "우리는 모든 전쟁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을 얻었다면서 이는 콜롬비아 전쟁을 위한 평화이며, 무기로하는 전쟁은 끝났고 아이디어로 벌이는 전쟁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콜롬비아 국민들은 이날 협상 장면을 보고타 광장에 모여 거대 스크린으로 그 광경을 지켜보았으며, 양측 대표가 평화협정 사인하는 모습이 비춰졌을 때 환호했다고 가디언은 24일 보도했다. 

콜롬비아는 이제 이 평화협정을 받아들이느냐를 두고 투표를 해야한다. 현재 여론조사에서는 찬반이 팽팽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화협정 동의안은 전체 유권자 약 3300만 명의 13%에 해당하는 430만 명 이상의 찬성표를 얻으면 공식으로 가결된다.

지난 2002년부터 2010년까지 집권할 당시 미국의 지원 아래 대대적인 반군 소탕작전을 벌인 알바로 우리베 전 대통령과 안드레스 파스트라나 전 대통령은 정부와 FARC 간 평화협정 인준에 반대하고 있다. 특히 우리베 전 대통령은 반인권 범죄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과 반인권 범죄자들의 공직 진출 제한 등의 요구사항이 최종 평화협정안에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