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맞은 중국 바이주 업계, 눈치보며 슬슬 '가격 인상'

2016-08-24 14:43
중국 마오타이, 우량예, 수이징팡 등 바이주 수요 급증...두 자릿 수 성장

[사진=구이저우마오타이 홈페이지]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최근 간산히 봄날을 맞은 중국 바이주(白酒) 기업이 과거의 '고가 명주'의 위상을 찾기 위한 행보에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 

북경청년보(北京靑年報)는 시진핑(習近平) 지도부 집권 이후 3년여간의 구조조정 끝에 회생의 봄날을 맞은 바이주 업계가 실적 호조 등에 힘입어 낮췄던 중·고급형 제품 가격을 조심스럽게 인상하기 시작했다고 24일 보도했다.

올 들어 바이주 업계 상장사의 실적은 물론 주가가 전반적으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반부패 사정바람으로 경영난에 허덕였던 바이주 기업이 저가전략으로 선회해 중산층을 공략하고 전자상거래 시장 개척 등 노력으로 활로를 찾은 때문이다. 

중국 대표 명품 바이주 브랜드인 우량예(五糧液)의 경우 23일 실적보고서를 통해 올 상반기 영업수익은 132억5600만 위안(약 2조230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8.19%, 순이윤은 38억8300만 위안으로 18.05%의 두 자릿 수 증가율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수이징팡(水井坊)의 올 상반기 영업수익은 4억9200만 위안, 순익은 9100만 위안으로 각각 전년 동기대비 26.88%, 81.55% 급증했다.

앞서 상반기 실적을 공개한 산시펀주(山西汾酒), 퉈파이서더(沱牌舍得) 등 바이주 기업 역시 올 상반기 영업수익과 순익 모두 두 자릿 수 증가율을 기록하며 실적 호조세를 보였다. 

중국의 '국주(國酒)'로 불리는 마오타이(茅台)는 재고가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수요가 급증했다. 
이에 따라 지난 7월 중국 증시의 '황제주' 마오타이 주가는 300위안을 돌파해 최근까지 300위안대를 유지하고 있다. 초상증권은 올 상반기 마오타이의 영업수익은 185억에서 190억 위안 사이로 전년 동기대비 15%, 순익은 10%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처럼 주머니가 상대적으로 '두둑한' 중산층 공략 전략이 제대로 먹히고 이들의 고급 바이주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자 바이주 기업도 슬슬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조심스레 제품 가격을 높이고 나섰다. 특히 중추절(中秋節·추석), 국경절 연휴 등 성수기를 앞두고 수익 증대를 위해 가격 인상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한 달간 페이톈(飛天)마오타이 도매가격은 100위안 이상이 올라 현재 한병에 960위안(약 16만원) 수준이다. 소매가격은 1000위안을 웃돈다. 이는 반부패 한파를 겪기 전인 2012년 수준에 거의 근접한 액수다.

한 주류판매상은 "마오타이가 제품 출하량을 제한해 제품 가격을 계속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 루저우라오자오(瀘州老窯), 젠난춘(劍南春) 등 바이주 기업도 가격인상을 선언하거나 공급량을 줄이는 방식으로 제품 가격을 높이고 나섰다. 

국태군안 증권은 "제품 가격 인상에도 이들 기업의 봄날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이러한 흐름은 상장사를 포함한 일부 대기업에 국한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바이주 업계 전체가 호황을 누렸던 과거와 달리 최근의 회복세는 지난 3년간 시련을 극복한 일부 기업만이 누리고 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