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촉망받던 몽골 경제, 성장률 추락에 바닥난 외환보유고까지

2016-08-22 14:36

[사진=아이 클릭 아트]


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한때 국제적 투자자들 사이에서 뜨는 신흥시장으로 촉망받던 몽골 경제에 거대한 먹구름이 꼈다. 성장률이 추락하고 정부 자금이 말라가고 있는 것이다. 

경제 매체 CNBC에 따르면 몽골은 2012년 달러 표시 채권 판매를 통해 국제 자본시장에 데뷔하며 새로운 시대가 열릴 것이란 기대감을 키웠다. 그러나 4년 뒤 몽골 통화인 투그릭은 자유낙하했고 자금 부족에 시달리는 정부는 외부의 원조 없이는 운영이 힘들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몽골의 운명이 이처럼 반전된 것은 중국 경제에 대한 높은 의존도 때문이라고 CNBC는 지적했다. 몽골은 지금껏 중국 제조업체에 원자재 수출에 기대왔는데 중국의 경제가 둔화에 따른 직격탄을 맞았다. 또한 최근 몇 년간 상품가격이 하락한 것도 몽골 광산 업계에 타격을 입혔다. 몽골 광산업으로 향하는 외국인 직접투자는 꾸준히 둔화세를 가리키고 있다. 

이로 인해 2016년 상반기에 몽골의 GDP 성장률은 1.3%에 그치면서 2015년의 2.3%에 비해 둔화되었다. 

국제적인 신용평가사 스탠다드앤푸어스는 지난 19일 몽골의 재정 및 성장률 전망 약화를 이유로 국가신용등급을 B에서 B-로 강등했다. 또한 성장률 전망치는 2016~19년 평균 3.2%로 제시해 종전의 4%에서 하향 조정했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1.3%로 종전의 2.6%에서 절반이나 내려잡았다. 2011년 글로벌 광산 호황이었을 당시 기록했던 17.3% 성장률과 비교된다.

경제가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몽골 화폐인 투그릭은 올해 달러 대비 12% 급락했다. 몽골 중앙은행은 투그릭 가치에 대한 신뢰를 강화하고 물가 폭등을 막기 위해 현지시간 18일 기준금리를 사상 최고치인 15%까지 4.5%포인트 인상했다. 

앞서 11일 몽골 정부가 "우리는 깊은 경제위기에 빠져있다"며 심각한 상황을 인정한지 일주일만이다.  몽골 정부는 재정적자 비율이 GDP 대비 21.1%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며 일단 디폴트를 피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이를 위해 주요 국영기업들의 경영진 임금 삭감을 통한 긴축 정책도 발표했다.

한편 올해 6월을 기준으로 몽골의 외화보유액은 12억9600만 달러에 그쳤다. 겨우 4개월치 수입액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외환보유고가 거의 바닥나면서 몽골 정부의 부채 상환 능력에도 우려가 제기된다. 톰슨로이터에 따르면 2017년 만기되어 몽골 정부가 갚아야 하는 부채는 6억6480만 달러에 이른다. 이어 2018년까지 6억5327만 달러를, 2022년에는 10억 달러를 더 상환해야 한다. 

많은 투자자들은 이미 몽골에서 투자를 축소하거나 투자금을 회수하기 시작했다.

홍콩 소재 쾀 리미티드의 버나드 폴리엇 회장은 CNBC에 2020년까지 몽골의 경제가 회복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지난해 몽골 투자 펀드를 폐쇄했다고 말했다. 그는 몽골 시장은 규모가 너무 작고 정책적 의존도가 지나치게 크다며 한계를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몽골이 국제통화기금의 구제금융을 신청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많은 이들은 18일 대폭 금리인상을 IMF 구제금융 신청을 위한 사전 준비 작업이라고 해석했다.

한편 일부 전문가들은 몽골의 정부 자금조달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경우 중국 등 외부에서 전략적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폴리엇 회장은 “몽골은 중국의 이웃국이다. 중국의 입장에서는 호주 등 먼 곳에서 석탄, 구리, 금을 수입하는 것보다 몽골에서 들여오는 것이 경제적으로 훨씬 이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