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보험금 지급하겠다던 7곳 생보사, 213억원 미지급

2016-08-22 07:25

아주경제 한지연 기자 = 자살보험금을 지급하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온지 100일이 지났지만 보험사들은 아직 20% 가량의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병두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회사별 자살보험금 지급현황'에 따르면 자살보험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힌 ING·신한·메트라이프·PCA·흥국·DGB·하나생명 등 7곳의 생보사들은 지연이자를 포함해 지급해야 할 자살보험금 1114억원 가운데 901억원을 지급했다.

생명보험사들은 2010년 4월 이전에 판매한 상품의 재해특약 약관 자살보험금 지급 여부를 두고 가입자들과 소송을 벌인 끝에 지난 5월 13일 대법원 판결에서 최종 패소했다. 이에 따라 자살보험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소멸시효와 상관없이 자살보험금을 지급하기로 한 7개 생보사는 약 19.2%인 213억원을 미지급했다.

소멸시효가 지난 보험금 지급은 대법원 확정판결이 나온 다음에 하겠다고 밝힌 삼성·교보·알리안츠·동부·한화·KDB·현대라이프생명 등 7곳의 미지급 자살보험금 규모는 더 크다. 

이들은 1515억원 가운데 약 13.5%에 불과한 204억원만을 지급했다.

삼성생명이 686억원 가운데 118억원을 지급했고, 교보생명이 282억원 가운데 40억원, 알리안츠생명이 141억원 가운데 14억원, 동부생명이 137억원 가운데 13억원, 한화생명이 115억원 가운데 8억원을 돌려줬다. KDB생명은 84억원 중 9억원, 현대라이프생명은 69억원 중 2억원만 지급했다.

14개 생보사 전체에서 지급해야 하는 자살보험금 2629억원 중에서는 1104억원이 7월 말까지 지급됐다.

민 의원은 "보험사들이 이왕 주기로 한 보험금에 대해서는 소비자의 불편이 없도록 빨리 지급해야 한다"고 말했다